“아파트 천장 공사가 보기보다 어렵네요. 금세 어깨와 목이 아프고 저려요.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노고가 얼마나 큰지 알겠습니다.”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권 장관이 13일 서울 우면동 서초보금자리지구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일일 근로자로 나섰다. 건설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장의 분위기를 체험하고 건설업계와의 소통을 위해서다.

권 장관은 오전 6시50분께 현장에 도착해 근로자들과 아침 체조를 한 뒤 안전교육을 받고 두 시간여 동안 아파트 천장과 주방 마감 공사를 체험했다. 권 장관은 “건설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찾았다”며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 건설경기가 회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랜 경험이 필요한 건축·토목은 지식산업”이라며 “묵묵히 일하는 근로자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현장 체험을 마친 뒤에는 아파트 공사 발주처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시공사인 서희건설, 하도급 업체 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건설사 관계자들은 △수도권 분양시장을 위축시키는 보금자리주택 공급 재검토 △공공공사 최저가 낙찰제 확대 유보 △건설근로자 부족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 및 처우 개선 등을 건의했다.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은 “LH가 ‘분양형 보금자리주택’을 내놓기 때문에 수도권 건설사들이 타격을 받는다”며 “‘임대형 보금자리주택’만 공급하면 좋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권 장관은 “최저가 낙찰제의 경우 장기적으로 총생애주기비용(LCC)을 감안한 입찰 제도로 바뀌어야 한다”며 “공생발전위원회에서 발표한 적정 공사비 확보 방안을 토대로 입·낙찰 제도를 손질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건설근로자 확충에 대해서는 “건설기능 자격자 우대 방안, 동절기 수입 보전 방안 등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 장관은 “보금자리주택 분양가를 시세의 85% 수준으로 올리는 등 민간 분양시장이 위축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