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고압직류송전(HVDC) 핵심기술을 LS산전에 유출한 혐의로 효성 임원 출신 이모씨(55)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2010년 6월 효성에서 LS산전으로 이직하면서 자신의 업무용 컴퓨터 등에 저장돼 있던 초고압변압기 및 차단기, HVDC 사업 등에 관한 영업비밀을 빼돌리고, 이 중 일부를 LS산전에서 활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HVDC 기술은 대용량 송전이 가능하고 송전 손실을 최소할 수 있는 기술로, 장거리 송전은 물론 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와의 전력계통 연계에서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이씨는 효성 중공업사업부문 기술책임자(CTO) 및 연구소장으로 근무하면서 HVDC 등 기술 개발·관리를 총괄해오다 경영진과의 불화로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 관계자는 “이씨가 퇴사 과정에서 고등학교 동창인 LS산전 부회장 등 고위 임원들과 집중적으로 통화하는 등의 정황이 드러났다”며 “이씨가 LS산전이 초고압 변압기 사업에 신규 진입한 뒤 어려움을 겪는 과정에서 이직했고. HVDC 사업의 경우도 이씨가 영입된 이후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게 되었다는 점 등에서 의혹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효성 측은 이번 사건으로 인한 피해액이 약 4000억~7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씨의 영업비밀 유출 과정에 LS산전 관계자들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