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예년보다 일찍 찾아오면서 패션·유통·식품·주류업체들의 ‘여름 마케팅’ 경쟁도 본격적으로 불이 붙었다. 제일모직 LG패션 등 패션업체들은 예년보다 2주일가량 빠른 지난 4월 말 ‘쿨비즈’ 신제품을 내놓고 일찌감치 직장인 공략에 나섰다. 빙과·음료·맥주·포장냉면 업체들은 연중 최대 성수기인 여름철을 맞아 신제품 출시와 함께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해 놓고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백화점 대형마트 TV홈쇼핑 등 유통업체들도 여름 상품들을 싸게 파는 기획전을 경쟁적으로 열고 있다. 올여름은 무더위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돼 각 업체들은 “불황에 ‘날씨 덕’이라도 보자”며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가볍고 시원한 '쿨비즈룩' 선보여

무더운 여름 날씨는 직장인들에게 골칫거리다. 비즈니스 캐주얼을 공식 근무복장으로 지정하는 회사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여름철 복장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패션업체들은 이런 직장인들을 위해 다양한 쿨비즈룩을 선보였다. 올해는 통기성이 한층 강화된 의류나 체온을 높이는 어깨 패드 등을 최소화한 제품들을 주로 내놓고 있다.

색상도 기존 흰색과 감색 위주의 무난함에서 벗어나 붉은 계열이나 체크무늬를 넣어 화사함을 더했다. 기존 여름 재킷에 많이 사용된 린넨보다 더 가볍고 까슬까슬한 시어서커 소재를 이용한 재킷 등 특수 냉감 소재를 넣은 제품들이 많아진 것도 특징이다.

여성용 여름 재킷도 면과 린넨을 섞어 가벼울 뿐 아니라 바람도 잘 통하는 재킷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무더위 소식에 아이스커피 시장 '후끈'

‘하늘이 영업 상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빙과업체들은 올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예보에 고무된 표정이다. 롯데제과 빙그레 해태제과 등은 기존 스테디셀러 외에 신제품 홍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여름철 대표적 먹거리 아이템인 아이스커피와 포장냉면 시장에 대한 각축전도 치열하다.

동서식품은 아라비카 원두를 사용한 ‘맥심 아이스 커피믹스’와 ‘맥심 아이스 블랙 커피믹스’ ‘맥심 아이스 헤이즐넛 커피믹스’ 등 ‘아이스 3총사’를 앞세워 여름 커피믹스 시장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에스프레소 추출 방식으로 뽑은 커피를 그대로 냉동건조해 만든 ‘카누 아메리카노’도 아이스커피로 커피전문점 못지 않은 맛을 낼 수 있다는 점을 적극 알리고 있다. 농심은 2008년 출시된 ‘둥지 냉면’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 제품은 면발을 튀기지 않고 새둥지처럼 말아 바람에 그대로 말린 새로운 형태의 냉면으로 시장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비 vs 하이트 '야구 마케팅' 치열

맥주시장에선 맞수인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 간 ‘야구 마케팅’이 가열되고 있다. 오비맥주는 야구장 판매를 지난해 광주에 이어 올해는 서울 잠실과 목동, 부산, 광주, 대구 등 5곳으로 확대하고 야구팬들에게 재미와 즐거움을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모션을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에서는 ‘카스도 야구도 짜릿하게 즐겨라’는 카피가 새겨진 ‘카스 야구 스페셜 패키지’ 제품도 판매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작년에 이어 5개 야구 구단의 로고가 들어간 ‘프로야구 스페셜 캔’을 출시했다. 올해는 야구장뿐 아니라 대형마트에서도 팔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홈쇼핑업체들은 본격적인 무더위를 앞두고 각종 여름상품 기획전을 집중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10일까지 전국 13개 점포에서 헨리코튼 킨록 지이크 듀퐁 랑방 닥스 등 20개 브랜드의 이월·기획 상품을 최대 60% 저렴하게 판매한다. 롯데백화점도 서울 소공동 본점에서 ‘셔츠·남방 쿨비즈룩 제안전’을 열고 남성용 쿨비즈 의류를 싸게 판다. GS샵은 이달 중 ‘박명수 매운 물냉면’ ‘라이트 리프트 썸머 패키지’, CJ오쇼핑은 ‘위닉스 제습기’ ‘오신 쿨매트’ 등 여름 기획상품을 단독 편성해 판매한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