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당국이 경기 부양책을 줄줄이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신생 중국 펀드로 국내 자금이 속속 유입되고 있어 주목된다. 더욱이 중국 증시가 이미 바닥권에 근접해 있다고 진단, 서둘러 중국 펀드 신상품을 준비 중인 자산운용사도 나오고 있다.

30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20일까지 운용순자산 10억원 이상의 중국 주식형펀드 자금 유출입을 집계한 결과, 설정 시기 2009년 이후 대부분 신생 펀드로 자금이 순유입됐다.

중국 상하이B지수에 투자하는 '신한BNPP봉쥬르차이나오퍼튜니티자(H)[주식](종류A 1)'에는 올해 초부터 자금이 꾸준히 유입돼 총 94억원이 들어왔다.

2009년 10월 설정된 '이스트스프링차이나드래곤AShare자(H)[주식]클래스A'와 지난해 1월 설정된 'ING차이나Bull 1.5배[주식-파생]종류C-e'로는 각각 376억원, 97억원씩 자금이 유입됐다.

지난달 설정된 'KTB차이나스타A주자H[주식]종류CI'는 한달 여만에 500억원 가량 기관 자금몰이를 했다. 같은 시기에 내놓은 '미래에셋인덱스로차이나H레버리지2.0자(주식-파생재간접)종류A'도 30억원을 끌어들여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006년 설정된 '신한BNPP봉쥬르차이나 2[주식](종류A)'와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 1(주식)종류A'에서 자금이 각각 1831억원, 1057억원씩 빠져나간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2007년부터 운용된 '슈로더차이나그로스자A(주식)종류A'와 '피델리티차이나자(주식)종류A',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 2(주식)종류A' 등에서도 연초 이후 자금이 300~600억원 가량씩 빠져나갔다.

이는 중국 증시가 고점을 기록한 2007년 당시 투자한 투자자들은 발을 빼는 반면, 바닥권에 근접한 최근 새로운 기회를 엿보는 투자자들이 생기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본토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2007년 10월 고점(6124포인트) 대비 60% 이상 하락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김대연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코리아 마케팅팀 이사는 "글로벌 증시 중에서 중국 증시는 가장 먼저 조정을 받기 시작해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이 매력적이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며 "중국 경제지표가 부진할수록 역설적으로 중국 당국의 정책이 나오기 때문에 증시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이 최근 138개 해외 기관투자자에게 총 260억 달러 규모의 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QFII) 쿼터를 승인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중국 당국이 외국 자본을 유치해서라도 증시를 부양하려는 의지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관계자는 "최근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신한BNPP봉쥬르차이나오퍼튜니티자(H)[주식](종류A 1)'는 중국 본토가 아닌 상하이B지수에 투자하는 펀드로 가치주 투자 스타일을 지향한다"며 "이는 그만큼 투자자들의 심리가 개선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저평가된 자산을 위주로 투자하는 PB 고객들이 최근 중국 펀드에 대한 관심이 많다"며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내달 중 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펀드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대연 이사는 "중국 펀드에 대한 기대 수익률을 조금만 낮춘다면 올 상반기는 매력적인 진입시점이라고 본다"며 "타 글로벌, 이머징 펀드보다는 양호한 수익률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추천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