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 남은 마지막 기회의 땅.”

월스트리트저널(WSJ)의 평가다. 개혁의 속도를 높이고 있는 미얀마에 최근 세계 각국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풍부한 자원과 미얀마의 지정학적 장점을 노린 것이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지난달 민주화 이후 서방국가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미얀마를 방문했다. 미국과 유럽은 잇따라 미얀마에 대한 경제제재를 풀고 있다.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은 일본 노다 요시히코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통해 3000억엔의 부채탕감과 금융지원 재개를 약속받기도 했다.

미국과 중국은 자원뿐 아니라 미얀마에서 외교적 영향력을 키우는 데도 경쟁을 하고 있다. 미얀마가 전략요충지로서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중국에 미얀마는 인도양 진출의 관문이다. 아시아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저지해야 하는 미국에도 미얀마는 중요하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지난해 미국 국무장관으로서는 50년 만에 미얀마를 방문했다. 중국은 ‘안마당’격인 미얀마에 미국이 진입하자 투자 확대로 전략을 바꿨다. 중국은 최근 미얀마와 자국을 잇는 가스, 석유 파이프라인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또 각종 사업에 필요한 토지에 대한 사용료를 지급하고 학교와 병원도 지어주기로 했다. 미국도 맞불을 놓고 있다.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금융기구들의 미얀마 지원을 허용했다.

다른 나라들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유럽연합(EU)도 올해부터 2년간에 걸쳐 1억5000만유로(2265억원)를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인도는 미얀마에 항만을 건설하고 전력케이블 공장 건설과 송전선 설치에 총 8400만달러를 지원할 계획이다. 싱가포르는 지난 2월 60개 기업 120여명으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을 미얀마에 보냈다. 3월에는 60여개사로 구성된 베트남 경제사절단과 20여개 업체 40여명 규모의 태국 경제사절단이 미얀마를 방문했다.

작년 12월 기준 미얀마에 유입된 외국인 투자액은 약 400억달러에 달한다. 중국이 139억4700만달러로 가장 많고 태국 한국 영국 싱가포르 순이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