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5월1일 오후4시2분 보도



동부그룹은 전통적으로 금융분야의 비중이 높다. 그룹 분위기도 보수적이고 신중한 편이다. 그러나 지난 3년 간은 예외였다. 동부로봇, 동부라이텍, 동부세레스 등 10건에 가까운 인수·합병(M&A)을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로봇과 LED(발광다이오드), 생물자원사업 등 새로운 사업에 진출했다.

투자에도 주저함이 없다. 2009년 1조5000억원을 투입해 당진에 세계 최대 전기로 제철공장을 완공했다. 2000억원을 들여 동해에 합금철공장도 증설했다.

지난 3년은 1969년 동부건설을 모태로 시작된 그룹 역사에서 큰 전화점이 됐다. 이 같은 변신을 이끈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뒤에는 든든한 재무라인이 있었다.

○삼성 출신 CFO 많아

김준기 회장은 최고재무책임자(CFO) 문호를 개방했다. 그 결과 삼성 출신 CFO가 많이 영입됐다. 천기수 동부제철 부사장이 대표적이다. 천 부사장은 고려대 경제학과를 나와 1976년 제일모직에 입사한 뒤 30년 넘게 재무분야에서 일했다. 2008년 동부제철에 영입돼 사업 분야를 냉연에서 열연으로 확장하는 데 기여했다. 원료구매, 생산계획, 원가관리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통합시스템도 만들었다.

곽원렬 동부메탈 부사장은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77년 삼성중공업에 입사했다. 2010년 동부메탈 CFO로 합류해 합금철 설비 증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신규 사업인 메탈실리콘과 2차전지소재 사업의 밑그림을 그렸다.

구교형 동부하이텍 부사장은 서울대 무역학과를 나왔다. 1977년 국제경영연구원을 시작으로 삼성물산 등을 거쳐 2006년 동부그룹에 합류했다. 차입금을 줄이는 등 동부하이텍의 재무구조 개선을 주도했다.

○다양한 인력 구성도 강점

내부 출신 CFO도 많다. 구자용 동부한농 부사장은 부산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0년 동부한농에 입사했다. 자금팀장과 기획부장, 재무팀장 등을 거쳤다. 2010년 CFO에 임명돼 전략기획, 총무, 법무, 홍보를 총괄하고 있다. 진기두 동부익스프레스 상무는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나와 1990년 동부건설에 입사했다. 2008년부터 동부익스프레스 CFO를 맡고 있다.

김영만 동부화재 부사장은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1980년부터 줄곧 동부화재에서 일했다. 기획, 총무, 경영관리, 리스크관리 업무를 두루 거쳐 2010년부터 CFO가 됐다.

금융이나 건설 계열사에는 해당 업종에서 전문성을 키운 CFO들이 주축이다. 하진태 동부건설 부사장은 1977년 대림산업에 입사해 건설사업부 관리본부장 등을 거쳐 2005년 동부건설로 자리를 옮겼다. 이원혁 동부생명 부사장은 동부생명과 화재에서 일하다가 뉴욕생명과 삼성생명 등을 거쳐 다시 동부생명으로 돌아온 경우다. 성균관대 통계학과를 졸업했다. 이광열 동부증권 부사장은 1985년 쌍용투자증권(현 신한금융투자)으로 입사해 오스코텍 등에서 일하다가 지난해 동부증권 CFO로 영입됐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