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는 지난달 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2012 현대·기아자동차 협력사 채용박람회’를 열었다. 중소 협력사가 우수 인재를 뽑을 수 있도록 지원해 자동차 산업의 역량을 키우고 일자리 창출에 도움을 주기 위해 국내 대기업 중 처음으로 이런 행사를 마련했다. 지난달 25~26일 이틀간 250여개 협력사가 참가한 가운데 수도권 지역 박람회가 열렸다. 이달에는 호남과 영남권에서도 같은 행사가 진행된다. 3일에는 40여개 협력사와 함께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호남권 박람회를, 9~10일에는 140여개 협력사가 참가한 가운데 대구 엑스코에서 영남권 박람회를 각각 개최한다.

○“협력사 발전이 완성차 경쟁력 높여”

현대·기아차는 협력사 채용박람회를 통해 ‘완성차 경쟁력의 원천’인 부품 제조업체의 경쟁력 강화를 도울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완성차에 들어가는 부품의 95% 이상을 협력사로부터 구매하고 있다. 부품 개발에서부터 생산, 판매, 단종 후 사후 관리 등을 고려하면 협력사는 최소 15년에서 20년에 걸쳐 현대·기아차의 품질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협력사들에 기업 가치와 비전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줘 개별 회사 차원에서는 한계가 있는 우수 인력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협력사 채용 박람회를 기획했다”며 “협력사의 인적 자원이 강화되면 자동차 산업의 동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협력사들이 인재 확보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박람회의 모든 비용을 부담하고 행사 기획에서부터 운영, 홍보까지 총괄 지원하고 있다. 채용 박람회장은 크게 채용관, 홍보관, 부대행사관으로 구성된다. 채용관에서는 지원자들에게 협력사를 소개하고 상담 및 면접을 진행한다. 홍보관은 동반성장관, 협력사 신기술 부품 전시관, 협력사 미래관 등으로 나뉘어 협력업체들의 경쟁력과 기업가치를 알린다. 부대행사관에서는 고용노동부가 지원하는 직업심리 상담관을 비롯해 취업 컨설팅, 면접이미지 컨설팅, 무료 이력서 사진 촬영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대·기아차는 부품 협력사 300여곳이 참가하는 이번 채용 박람회에 총 5만여명의 청년 인재가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협력사들은 박람회를 통해 상반기 중 3000여명의 대졸 및 고졸 사무직을 뽑는 것을 포함, 올 한 해 동안 총 1만명의 인재를 채용할 계획이다.

○기술교육, 금형 설비 투자금도 지원

현대차그룹은 최근 현대차, 기아차 등 그룹 내 11개 계열사와 2560여개 중소 협력사가 ‘2012 동반성장협약’을 체결했다. 협력사들의 지속 성장을 돕기 위한 다양한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서다.

협약에는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건설 등 주요 계열사가 모두 참여했다. 지난해보다 4곳이 늘어나 그룹 차원의 동반성장 구상을 보다 알차고 내실있게 추진할 수 있게 됐다. 협약에 참여한 협력사도 지난해(2200여개)보다 16%가량 증가, 보다 많은 협력사들이 지원을 받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또 올해 중소 협력사를 위해 운영자금 대출에 대한 은행 금리 2%를 지원한다. 연구·개발, 시설투자 지원 등에 작년(4127억원)보다 50% 늘어난 619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신차종 투입에 따른 금형 설비 투자를 지원하는 ‘녹색금형펀드’도 신설했다. 500억원을 금융기관에 예치한 뒤 협력사들이 신차종 개발 때 필요한 투자비를 저리의 조건으로 대출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2, 3차 협력사들에도 혜택이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그룹 차원의 동반성장포털을 만들고 2, 3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동반성장 설명회를 여는 등 실질적인 동반성장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2, 3차 협력사에 대한 교육도 크게 강화한다. 지난해 5만2000명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10만1000명이 교육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 속에서 품질과 기술의 완벽한 관리는 완성차 업체와 협력사의 동반성장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동반성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협력사들이 글로벌 무대의 선도 업체로 자리매김할 때까지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