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새 지도부를 뽑는 5ㆍ15 전당대회가 2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30일 현재까지 레이스에 나선 주자가 없다.

이날로 후보등록일인 5월4일까지 나흘 남았는데도 누구도 출발선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

10명 안팎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져 "TV토론을 위해 후보를 컷오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던 과거 전대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4ㆍ11총선 승리에 들뜨지 말고 조용하고 겸손하게 전대를 치르자는 `박근혜 지도부'의 뜻이 작용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래도 12월 대선을 이끌어야하는 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중요한 전대에서 경쟁구도 자체가 형성되지 않는 것은 정상을 벗어난다는 지적이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지난 25일 경고성 발언 후 후보들은 일제히 뒤로 물러선 모양새다.

사실 박 비대위원장의 당일 발언은 친박(친박근혜)계 위주로 차기 지도부가 낙점됐다는 `내정자 리스트'에 대한 경고였지 경쟁을 봉쇄하려는 취지는 아니었다.

박 비대위원장은 오히려 "경선이나 이런 것도 당원들께 `내가 이렇게 진정성을 갖고 있다'고 하는 사람들이 나와서 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 발언을 기점으로 차기 당대표 하마평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박 위원장의 뜻은 전대를 앞두고 정쟁이나 과열경쟁을 피하려는 것인데, 그의 주변에서는 이를 `과잉 해석'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여전히 당대표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그는 `내정자 리스트'에서도 당 대표로 거명됐었다.

황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대표 도전 여부에 대해 "우선 민생법안이 쌓여있고 원내대표로서도 시간이 얼마 안남았다.

(임기가) 5월5일이면 끝난다"면서 "최선을 다해 마치고 생각하겠다"고만 말했다.

당내에서는 그가 앞장서 추진했던 국회선진화법과 59개 민생법안들의 5월초 본회의 처리 여부가 변수일 것으로 보고 있다.

몸싸움 방지를 위한 국회선진화법이 당내 일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통과된다면 당권에 힘을 실어주겠지만, 그 반대라면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쇄신파를 대표하는 남경필 의원도 아직은 "좀 더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남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쇄신파 의원 모임이 수요일(2일)에 있다"며 "모임에서 얘기를 들어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수도권 당대표론에 대한 대안으로 19대 국회에 진출하지 못한 원외 중진 카드도 부상하고 있으나 당사자들은 손사래를 치고 있다.

친박의 중진인 홍사덕 의원이 거명되나 그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선거에서 졌는데 제가 나가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출마 가능성을 일축했다.

하지만 주변에서는 그가 계파를 떠나 두루 원만한데다 합리적 리더십을 갖추고 있어 당 대표에 적임이라는 논리를 편다.

총선에서 `백의종군'한 김무성 의원은 풍부한 선거 경험이 최대 강점이다.

김 의원의 주변에서는 출마 권유가 쏟아지고 있으나 그는 일절 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quinte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