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분양가따라 '희비'…지방은 '북새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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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레이더
봄 분양 '만개'…모델하우스 잇따라 문 열어
봄 분양 '만개'…모델하우스 잇따라 문 열어
서울 신용산역(4호선) 근처의 서울 아현동 ‘래미안 푸르지오’ 모델하우스. 개장 첫 날인 27일 이른 시간부터 수십여 명의 내방객들이 몰려드는 통에 예정보다 한 시간 일찍 문을 열었다. 이날 서초역(2호선) 인근의 ‘서초 롯데캐슬’ 모델하우스는 비교적 한산했다. 3.3㎡당 3000만원이 넘는 고급아파트인 만큼 자금 여력이 있는 실수요자 외에는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탓이다.
총선 이후 봄철 분양 성수기가 본격화되면서 27일 수도권과 지방에서 총 9곳의 모델하우스가 일제히 문을 열었다. 당초 18곳의 모델하우스가 개장할 예정이었지만 인·허가 지연 등의 이유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조은상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이번 주 모델하우스 문을 연 단지의 청약 결과가 올해 분양시장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도권도 내방객 늘어
삼성건설과 대우건설의 합작품인 서울 아현동 래미안 푸르지오 모델하우스는 3800여가구의 대단지인데다 기반시설이 정비되는 뉴타운에서 나오는 물량이어서 방문객들로 붐볐다.
서울 도화동에서 왔다는 주부 임모씨(39)는 “분양면적에 비해 넓어 보이고 수납 공간도 넉넉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서울 목동에서 온 한 50대 주부는 “주변 교통도 편리하고 대단지여서 맘에 들지만 분양가가 예상보다 비싸 청약을 할지는 고민 중”이라는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GS건설의 소형주택 신촌 ‘자이엘라’의 모델하우스도 이날 오전에만 300여명이 방문하는 등 활기를 띠었다. 이상국 분양소장은 “신촌, 이대지역의 안정적인 임대 수요를 기대하는 강남의 40~50대 투자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서초 롯데캐슬 프레지던트의 경우 면적이 가장 작은 84㎡(32평) 분양가가 10억원에 이를 정도로 높아 강북지역 거주자보다는 인근 지역 낡은 아파트에 사는 거주자들이 주로 찾았다. 잠원동 신반포4차 아파트에 사는 주부 윤모씨(53)는 “30년간 살았던 아파트가 낡은 데다 재건축도 늦어지고 있어 새 집을 보러 왔다”고 말했다.
부동산 마케팅 전문가들은 수도권 모델하우스를 찾는 발길은 늘었지만 청약 결과를 낙관하기는 어렵다고 예상했다. 분양대행업체인 내외주건의 김신조 사장은 “최근 수도권 모델하우스에 인파가 몰렸지만 분양에 실패한 곳이 많아 청약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며 “입지와 분양가 등 조건에 따라 단지별로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방 활황 이어져
지방의 분양시장 열기는 여전히 뜨거웠다. 전북 익산의 ‘신동 금호 어울림’은 익산 전주 군산 등 인근 지역 주민은 물론 수도권 투자자들까지 몰려들어 상담 부스가 북새통을 이뤘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최근 이 지역 주택 경기가 양호해 전용 84㎡뿐만 아니라 중대형인 전용 110㎡에 대한 문의도 많았다”고 전했다.
부산 대연혁신도시와 가까운 대연1구역을 재개발한 ‘대연 롯데캐슬’ 모델하우스는 예비 청약자들이 몰려 입장을 위해 20~30분씩 기다리는 장면이 연출됐다. 해운대에 들어서는 오피스텔 ‘베르나움’은 국내 투자자뿐 아니라 일본인 등 외국인이 상담받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회사 관계자는 “대지진 이후 한국에 세컨드 하우스를 구하려는 일본인들이 청약을 위해 모델하우스를 찾았다”고 말했다. 전국 6개 기업도시 중 사업 진행이 가장 빠른 충주기업도시와 가까운 충주시 봉방동에 들어서는 ‘충주 푸르지오’ 모델하우스도 5000여명이 찾았다.
김보형/정소람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