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가 125조원을 넘어 ‘부실 공룡’으로 불렸던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다.

LH(사장 이지송·사진)는 지난 1분기경영실적을 집계한 결과 총 자금수입 14조5000억원, 자금지출 13조7000억원으로 8000억원의 자금수지 흑자를 기록했다고 22일 발표했다. 본업인 토지·주택 판매를 통해 3조5600억원을 회수, 지난해 같은 기간(2조6500억원)보다 판매대금 회수액이 34% 증가했다.

신규자금 수혈을 통해 재무구조도 개선됐다. 작년 1분기(2조4000억원)보다 253% 늘어난 6조2000억원의 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했다. 이 중 채권발행으로 전년 동기(1조3500억원)보다 3배 이상 늘어난 4조3000억원을 모았다. 30년 만기채권 3000억원을 포함, 10년 이상 장기채권 비중이 54%에 달해 투자자들의 신뢰가 회복됐다는 평가다. 이를 통해 1분기에만 7조원의 부채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LH는 1분기 자금수지 흑자로 선순환 투자구조를 달성함에 따라 공공공사 발주 확대, 전·월세시장 안정 등 공적인 역할을 확대할 방침이다. 작년(6만3000가구)보다 8000가구 증가한 7만1000가구를 신규 착공하고, 8만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대학생 전세임대 등 맞춤형주택도 지난해보다 1만가구 늘어난 2만7000가구를 공급키로 했다. 공사 발주도 지난해 11조9000억원에서 올해 14조원으로 늘리고, 상반기에 조기 집행해 건설경기 활성화를 지원한다.

LH는 작년 15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7900억원으로 공기업 중 1위에 올랐다. 통합 당시 20조원씩 늘던 금융부채도 2010년 17조원, 지난해 6조원으로 감소했다. 525%에 달하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468%로 떨어졌다. 금융부채비율도 360%에서 350%로 낮아졌다. 이지송 사장은 “클린 입찰심사제도와 사업 구조조정 등을 통해 경영 정상화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