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최고경영자가 기자회견을 열거나 홍보담당이 짧게 방송 인터뷰를 해야 할 때가 있다. 카메라 앞에 서는 자세와 복장, 시선 처리나 손 움직임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어떤 느낌을 줄 수 있는지 모두 계산해야 한다. 기업의 언론 대응에 필요한 미디어 트레이닝 전략을 살펴보자.

기자들에게 답할 때 감성적으로 대응하되 뚜렷한 논리 갖춰라

# 감성적 대응과 논리적 대응

기업 입장이라면 언론 인터뷰 요청에 ‘피하지 말자’는 마음자세를 가져야 한다. 언론 인터뷰를 자꾸 피하면 기사 내용이 점점 불리해질 뿐이다. 인터뷰 전문가가 아니라면 처음에는 당황하고 실수할 수도 있다. 하지만 꾸준히 연습하면서 언론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들리는 얘기들을 보도하도록 놔두는 것보다 직접 소비자들을 대하는 것이 불리한 논리를 극복할 수 있거나 오해를 불식시키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진지하게 언론 인터뷰에 대응하기로 결정했다면 첫 단계는 감성적으로 대응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여기에는 딱딱하게 숫자를 나열해 설득하려는 자세보다 소비자나 국민들의 마음에 다가갈 수 있는 진정성이 더 중요하다. 하지만 감성과 진정성 속에도 뚜렷한 논리가 있어야 한다. 자신이 원하는 논리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논리, 그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는 논리여야 한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한 질문과 최악의 질문에도 답할 수 있는 논리를 준비하는 것이다. 신문이나 방송에서 인터뷰 전에 질문지를 주는 경우가 있는데, 질문의 10배 정도 되는 답을 만들어 두는 것이 좋다. 최악의 질문들을 만들어 연습해보면 엉뚱한 질문에도 당황하지 않게 된다.

# 대(對)국민-대소비자 설득시간

언론 인터뷰, 기자회견, 대담 프로그램 출연 등 카메라 앞에 서는 모든 행위를 ‘대국민, 대소비자 설득시간’으로 인식해야 한다. 이것이 얼마나 귀중한 시간인지 한번 생각해보라.

짧게는 몇 분짜리라도 이 시간을 통해 자신의 논리나 기업의 이해를 즉각적으로 소비자에게 구할 수 있다. 그러니 카메라가 ‘국민’이라는 생각으로 대화해야 한다. 마치 기자들과 토론하듯이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낭비다. 논쟁시간이 아닌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을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한다.

그러려면 확신에 찬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우물쭈물하거나 작은 목소리로 우물거리면 이를 보는 시청자들이 확신 없는 사람의 이야기로 인식, 소속 회사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게 된다. “죄송하다”는 말도 진지하고 확신 있는 목소리로 할 필요가 있다. 국민에게 책임있는 모습, 소비자에게 소비자를 좀 더 정성으로 대한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 위기상황을 우위 점령하라

언론 인터뷰에서는 모든 상황을 통제하는 자세도 갖춰야 한다. 여러분 회사에 화재가 났거나 큰 위험에 닥쳐서 기자회견을 한다고 가정해 보자. 대변인으로 나선 사람이 스스로 통제심을 잃고 “지금 상황이 워낙 급해서 어떻게 대응할지 우리도 갈피를 못 잡겠다”는 식으로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며 기자회견을 끌고 간다면 어떨까.

위기상황 인터뷰에서는 대응 자세나 논리를 모두 통제하고,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 그래야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이 ‘저 회사는 상황을 충분히 통제하고, 그래서 보다 좋은 상황으로 끌어나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위기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찾고 차분하게 내용과 논리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언론 인터뷰 자세 중 책임감 또한 중요한 요소다. 책임감의 핵심은 진실성과 윤리성이다. 보다 진실하게 국민과 소비자에게 다가가려고 하는 모습, 윤리·도덕적으로 “소비자에게 최선을 다하겠다”는 진지한 모습이 그것이다.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기업이 어떻게 소비자가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든다고 믿겠는가.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기업은 책임을 저버리지 않는 신의의 기업임을 기억하자. 이런 기업은 언론으로부터 인터뷰 요청이 들어와도 당당하고 자신있게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정리=이주영 한경가치혁신연구소 연구원 opeia@hankyung.com

기자들에게 답할 때 감성적으로 대응하되 뚜렷한 논리 갖춰라



박재훈 <PR컨설팅 대표·한양대 겸임교수 jaypark63@gmail.com>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서강대 언론대학원 PR전공 석사, 미국 오하이오대 저널리즘스쿨 PR전문가과정 수료, 동국대 광고홍보학 박사 △SK그룹 홍보실 기업문화팀장, 코콤포터노벨리 대표, 한국PR기업협회 회장, 서울여대 광고홍보학과 겸임교수 △저서 ‘기업의 사고와 위기관리 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