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인류범죄 등 다루는 ICC 3년간 더 이끈다

송상현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이 재선에 성공했다.

반(反)인류 범죄 및 전범을 단죄하는 세계 유일의 상설 형사법원인 국제형사재판소(ICC)는 11일 송상현 재판관을 소장으로 다시 선출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9년 한국인 최초로 ICC 수장에 오른 송 소장은 앞으로 3년 동안 또다시 ICC를 이끌게 됐다.

송 소장은 "동료 재판관들이 소장으로 다시 선출해준 것에 감사하며 중요한 직책을 맡아 다시 봉사할 수 있어 영광"이라면서 "ICC의 기능과 효율성을 높이고 독립성을 지키는 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ICC는 이날 산지 마세노노 모나겡(보츠와나) 재판관을 제1 부소장, 쿠노 타르푸세르(이탈리아) 재판관을 제2부소장으로 각각 선출했다.

송 소장은 지난 2003년부터 ICC 재판관으로 활약하며 법원 운영, 형사소송, '증거주의'와 관련해 폭넓은 실무적, 학문적 경험을 겸비한 것으로 평가받아 지난 2009년 소장으로 선출됐다.

ICC 재판관들은 송 소장이 지난 3년간 소장으로서 조직을 무난하게 이끌며 ICC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등 크게 발전시킨 점을 평가, 절대 다수의 찬성으로 소장으로 재선출했다고 ICC 관계자는 설명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본부를 둔 ICC는 집단살해죄, 전쟁과 침략범죄, 반(反)인도주의적 범죄 등을 저지른 개인을 형사 처벌하기 위한 최초이자 유일한 상설 국제법정이다.

로마조약에 따라 지난 2002년 7월1일 ICC가 공식 출범함에 따라 이러한 반인도주의적 중범죄들을 개별 국가의 관할권을 넘어 인류의 이름으로 단죄할 수 있게 됐다.

현재 120여 개 나라가 가입한 ICC는 출범 10년 만에 리비아, 케냐, 수단 사태 등 국제적 대형 사건들을 다루며 주목받고 있다.

ICC 재판부는 세계 각국의 유능한 법조인들 가운데서 선발되는 임기 9년의 재판관 18명으로 구성된다.

재판관은 3년마다 6명씩 교체되며 이에 따라 새로운 재판부가 구성되면 재판관 전체회의에서 소장단 선거를 실시한다.

소장은 검찰국 관련 업무를 제외한 재판소 전체의 운영과 700여 명의 직원들에 대한 인사와 행정을 책임진다.

소장의 임기는 3년이며 1회에 한해 재선될 수 있다.

송 소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지난 1962년 행정고시(14회)에 합격한 데 이어 이듬해인 1963년 사법고시(16회)에 합격, 법조인의 길에 들어섰다.

그는 1972년부터 모교인 서울대 법대에서 교수로 활동, 주로 후학을 양성하는 데 힘을 쏟았으며 국제거래법학회 회장, 한국 법학교수회 회장, 미국 하버드대 교수 등을 역임했다.

(브뤼셀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