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야니, 빠른 스윙·체중 싣는 능력 탁월"
세계 랭킹 1위 청야니(대만)의 스윙 코치인 개리 길크라이스트(48·남아공·사진)가 28일 방한, 청야니를 세계여자골프 1인자로 키워낸 비법을 공개했다.

국산 골프볼 업체인 넥센의 신제품 광고 촬영차 한국을 찾은 길크라이스트는 3년째 청야니의 스윙을 점검해주고 있다. 그는 주니어 시절 미셸 위를 지도했고 최근에는 모건 프레셀(미국), 펑산산(중국) 등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청야니에 대해 “선천적으로 빠른 스윙을 타고 났다”며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한 세계 정상을 지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청야니를 지도할 때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챔피언이 되려면 챔피언답게 걸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청야니는 한때 조금만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 고개를 푹 숙인 채 코스를 걸어갔다. 샷을 한 뒤 공이 잘못 날아가더라도 고개를 똑바로 들고 당당하게 코스를 걸어가라고 했다. 타이거 우즈처럼 버디를 잡으면 감정을 숨기지 말고 에너지를 발산하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청야니를 2004년 US 아마추어 퍼블릭링크스 대회 결승전에서 처음 봤다는 그는 “당시 청야니의 상대는 미셸 위였고 4홀 차로 뒤져 패색이 짙었지만 청야니는 4홀 차를 뒤집고 우승을 거둬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얘기했다. 또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계 선수들은 대부분 코치를 2~3명 두고 있는데 청야니가 내게 지도를 처음 부탁했을 때는 거절했다”며 “본격적으로 지도한 것은 3년 전부터”라고 설명했다.

청야니의 장점에 대해서는 “남자 못지않은 빠른 스윙 스피드와 체중을 볼에 실어 보내는 천부적인 능력을 가졌다. 또 활발하고 긍정적인 성격이 그를 1인자로 만들었다. 특히 미국에서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 의사소통이 원활해지면서 더욱 긍정적인 성격으로 바뀌었다”고 언급했다.

청야니가 정상을 지키려면 어떤 것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는 ‘인내심’이라고 답했다. 선수 생활을 하다 보면 어떤 시즌에는 12승, 어떤 시즌에는 단 1승도 못할 때가 오는데 이때도 캐디나 체력 트레이너 등을 바꾸지 말고 믿어야 하며 인내심을 갖고 견뎌내야 한다는 것이다.

미셸 위와 관련해서는 “퍼터 난조에 빠졌다. 이것은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다. 골프를 할 때는 단순하게 생각해야 하는데 미셸 위는 공을 잘 치기 위한 정보를 너무 많이 갖고 있다. 1년 동안 아무런 레슨을 받지 않고 단순한 생각으로 공을 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마추어 골퍼들을 위한 조언도 곁들였다. 그는 “대부분의 주말 골퍼들은 클럽을 손바닥으로 감싸쥐고 스윙한다. 볼을 손바닥에 놓고 던지면 멀리 가지 못하지만 손가락으로 잡고 던지면 멀리 간다. 클럽을 손가락으로 쥐어야 스윙 스피드를 높일 수 있다”고 했다.

한국 골프에 대한 평가를 물었더니 “한국 골프가 세계골프를 배울 것이 아니라 세계가 한국을 배워야 한다. 그만큼 한국 골프는 세계 정상이다. 다만 한국 선수들은 골프 이외에도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세상을 알아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