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코스피지수는 유로존 재무장관회의를 앞두고 관망세가 짙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기관의 차익 실현 매물 출회에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7일 코스피지수는 그리스 2차 구제금융 지원 기대감에 외국인 매수세가 재개되면서 하루 만에 1% 이상 반등했다. 전기전자가 외국인과 기관의 '사자'세를 바탕으로 3.03% 상승,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4만1000원(3.61%) 오른 117만6000원에 장을 마쳐 사상 최고가를 재차 경신했다. 증권업종도 약 3% 강세를 나타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혼조세로 장을 마감했다. 오는 20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그리스가 2차 구제금융을 지원 받을 것이란 시각에 무게가 실리고 있으나 차익 매물이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1월 미국 경기선행지수는 0.4% 상승한 94.9로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증시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는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리스 이벤트를 앞두고 있고 기관의 차익 실현이 이어지고 있어 증시가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의 내성이 강해지면서 유럽 이슈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은 약해졌고, 그리스의 채무상환을 보증하는 관련 제도들이 갖춰지고 난 후에는 구제금융이 제공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라면서도 "결과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이러한 불확실성들이 차익실현의 빌미를 제공하면서 주가의 탄력을 둔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투신권과 연기금은 연초 이후 각각 2조원, 1조1000억원 가량의 주식을 매도해 주가 탄력을 둔화시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8월말부터 연말까지 지속됐던 박스권 장세에서 투신과 연기금이 주식을 사모아 박스권 하단이 지지됐는데, 이 기간의 평균 주가지수를 계산해보면 1842포인트"라며 "2020포인트는 약 10% 수익이 가능한 구간으로 충분히 차익매물이 나올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다만 "기관의 매도세는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보다는 차익 실현 성격이 강한 만큼 이런한 매도세는 조만간 마무리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시장이 새로운 주가 수준에 적응하면 오히려 기관의 매매 경향이 바뀌면서 향후 주가 흐름에 힘을 더해 줄 가능성도 있다"라며 "이달 말 유럽중앙은행(ECB)의 2차 3년 만기대출(LTRO) 시행이 예정돼 있어 유동성이 다시 한번 공격적으로 유입될 수 있는 시점인 만큼 조정시 주식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용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가 주요 매물대 및 저항선에 진입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4분기 실적 부진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해 선별적으로 투자에 나설 것"을 권했다.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2000~2100선 구간에서 펀드 7조5000억원, 랩 어카운트 4조원 수준의 매물이 포진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유가증권시장에서는 하드웨어, 증권, 호텔·레저, 유통, 에너지, 무역, 운송 등의 업종이 실적과 수급 측면에서 투자에 유리해 보이고 코스닥시장에서는 반도체, 정보통신(IT) 하드웨어, 기계장비 위주로 접근할 것"을 조언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