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코스피지수는 그리스 재정 위기 재부각 등 대외 악재에도 풍부한 유동성에 큰 충격은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반도체주 강세에 힘입어 하루 만에 반등해 2020선을 회복했다. 대장주 삼성전자가 5% 넘게 뛰어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전기전자업종지수도 반도체주 강세에 힘입어 3.67% 뛰었다. 그리스 우려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매수세가 추가 유입되면서 지수는 장 내내 상승세를 유지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가 그리스 우려, 3차 양적완화(QE3)에 대한 실망감에 하락한 점은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개장 전 중국이 유럽 지원의사를 밝힌 점은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유로존 국가들이 그리스의 구제 금융을 오는 4월 그리스 총선 이후로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리스 문제 해결 기대감이 낮아졌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공개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따르면 Fed 내부에서 QE3에 대한 이견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날 발표된 미국 2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와 NAHB/웰스파고 주택시장지수는 모두 개선세를 보였다.

증시전문가들은 해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의 매수세는 이어지고 있다며 상승 탄력 둔화는 예상되지만 지수가 오름세는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이 지연되고 있지만 구제금융 전제 조건인 재정긴축안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나오고 있고 오는 20일 유로존 재무장관 정례회의가 예정돼 있어 최종 타결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최근 들어 외국인 누적순매수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프로그램 비차익 매수 강도가 약해진 점을 감안할 때, 광범위하고, 공격적인 외국인 매수 행태는 다소 변할 수 있다"라며 "누적된 상승 피로와 더불어 수급구조 변화에 따른 상승 탄력 둔화가 예상되는 만큼 추격 매수보다는 저가매수를 통해 주식 비중을 늘릴 것"을 권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도 "유럽 재정우려 완화에 따른 외국인 매수세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신흥국 전반에서 유입되고 있어 코스피지수는 2000선 안착 후 상승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 문제는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요구한 긴축 확약서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그리스 내부에서의 추가 긴축 세부안 모색 등으로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됐다"라고 평가했다.

곽 연구원은 "업종별로 순환매성 강세를 보이고 있어 '매수 후 보유' 전략보다는 방망이를 짧게 잡고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부각되는 정보통신(IT), 가격매력이 높은 자동차·은행의 갈아타기(리밸런싱)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2000 중반대까지는 전체 증시 상승 가능성을 고려해 업종 대표주 중심으로, 이후 상승 탄력이 둔화되면 중·소형주 위주로 접근할 것"을 권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