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 국방장관 '대노'..근본 대책 지시

프로배구 승부조작 사건이 국군체육부대(상무)와 연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군 당국이 고민에 빠졌다.

이번 사건과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선수 대부분이 상무와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군은 몹시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지난해 불거진 프로축구 승부조작 때도 상무 소속 선수가 대거 기소된 바 있다.

11일 국방부에 따르면 군 검찰단은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가 있는 2명 이상의 상무 현역선수에 대한 수사자료를 검찰로부터 넘겨받고 수사 중이다.

군 검찰단은 다른 선수들의 연루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으며 검찰과 함께 전ㆍ현직 상무선수들의 승부조작 가담 여부에 대한 공조 수사를 하기로 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이 같은 사실을 보고받고 크게 화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장관은 상무에서 같은 문제가 반복해서 발생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배구단 해체까지 거론하며 근본적인 대책을 검토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의 '배구단 해체' 거론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당장 해체를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지만 문제가 반복되면 배구단을 해체할 수도 있다는 엄포 수준의 의미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방부 관계자는 "일단 사건에 대한 수사가 끝나고 나면 상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번 사건의 중심에 상무가 놓여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군 검찰에서는 수사가 최종 마무리될 때까지는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프로축구 K리그 승부조작 사건과 연루된 선수들과 감독이 자살하는 등 파문이 확산됐던 지난해 경험을 떠올리며 최대한 수사에 매진하고 있다.

상무는 일단 올 시즌 프로배구 V리그에 참가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이를 한국배구연맹(KOVO)에 통보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도의적 책임을 느끼고 군인의 사기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한 결정이다.

배구연맹은 향후 프로리그에서 아예 상무를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noma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