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 걷혔나…" 항공株 재이륙 채비
실적 악화로 바닥권을 맴돌던 항공주가 상승흐름을 타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13일 3.85%(1650원) 오르는 등 최근 2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최근 4거래일 연속 상승흐름을 이어가며 6.9% 올랐다.

전문가들은 실적 개선 기대감보다는 불확실한 유가, 작년 4분기 실적 우려 등의 악재가 이미 주가에 반영되면서 낮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부각된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항공주 업황은 고유가, 화물운송 감소, 고환율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부진했다. 여기에 대한항공은 집중된 항공기 투자,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석유 보유 지분(13%)의 오버행(대규모 물량 출회) 우려까지 더해 주가를 짓눌렀다.

강성진 동양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현 주가 수준은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 직후 밸류에이션과 같다”며 “보유하고 있는 에쓰오일 지분 가치(약 2조원)를 감안할 때 시가총액 3조2027억원(13일 종가 기준)은 매우 싼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KTB투자증권도 아시아나항공 역시 올해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4배 수준으로 저평가 됐다고 분석했다.

어닝시즌을 앞두고 작년 4분기 실적 역시 부진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일각에선 컨센서스를 상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놔 저가 매수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염동찬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3개월 동안 4분기 순이익 추정치가 각각 51%, 167% 상향 조정됐다”며 “상향 비율이 시가총액 1조원 이상 기업 중 상위 10위 안에 드는 수준으로 실적이 긍정적으로 나올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여객 부문 수송 증가, 월단위 유류할증료 반영 등을 감안할 때 올 1분기를 바닥으로 2분기부터 항공주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경기둔화 우려, 불확실한 유가, 환율 등은 항공주에 지속적인 리스크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