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토론회.."정부가 납북자 송환 앞장서야"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26일 오전 국회에서 북한에 납치되거나 억류된 국민에 대한 송환을 촉구하는 내용의 `전 세계로 번지는 물망초 배지'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참석자들은 한목소리로 납북자 송환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인 대응을 질타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특히 이 자리에는 `통영의 딸' 신숙자씨의 남편인 오길남 박사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오 박사는 토론문에서 "북한 요원의 교수직 제의와 `조국을 위해 일해볼 생각이 없냐'는 음악가 윤이상씨의 제안을 믿고 월북을 결심했다"며 "그러나 (전공인) 경제학과 무관한 대남 간첩훈련을 받고 대남 흑색선전 방송요원으로 일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1986년 독일 유학생 포섭 지령을 받고 독일로 간 이후 덴마크 코펜하겐 공항에서 탈출했고, 6년 후 독일주재 한국 대사관에 자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납북자가족 모임 최성용 대표는 "`통영의 딸' 신숙자씨와 납북자, 국군 포로 송환에 정부가 나서야 한다"며 "이명박 정부에 납북자 전담 부서가 없는데 자국민 보호에 책임이 있는 정부가 돼주기를 기대한다"고 가세했다.

박 의원은 "북한은 한국전쟁을 일으키고 석달 동안 공무원ㆍ언론인ㆍ법조인 등의 인재를 끌고 갔고 그 수가 10만명에 달한다"면서 "그러나 정부는 이 문제를 등한시했고, 그 결과 우리는 그 분들의 생사조차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1969년 KAL기 납치피해자가족회 황인철 대표는 "지난 42년 간 국가는 북한이 자행한 국제범죄에 대한 책무를 다하지 않고 있다"면서 "정부가 미지근한 정책으로 시간만 보낸다면 2차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jesus786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