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은 "남는 것도 없는데"…고객은 "식당 횡포 너무해"
난징(南京)의 식음료상협회는 최근 “옌예판(年夜飯)을 집에서 즐기자”는 성명서를 내 사람들을 어리둥절케 했다. 대목 장사로 알려진 옌예판 판매를 소속 식당들이 기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 협회 관계자는 “섣달 그믐에는 종업원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가 사람을 구하기 어렵고 식재료값도 너무 비싸다”며 “식당들은 옌예판을 팔지 않고 문을 닫고 싶지만 고객들의 불만 때문에 거절을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중국에서는 근로자들이 춘제(春節) 열흘 전부터 고향으로 대거 이동을 시작하기 때문에 춘제 기간에는 인건비가 3배로 뛴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반면 고객들은 옌예판을 파는 식당들의 횡포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불만이 높다. 신경보에 따르면 베이징에서 옌예판을 파는 식당들은 더 많은 손님을 유치하려고 보통 2~3시간 단위로 나눠 예약을 받는다. 즉 한 팀은 4시30분에서 7시30분, 다음 팀은 7시30분에서 9시30분까지로 예약을 받는 식이다. 식사 시간을 3~5시, 5~7시, 7~10시로 나눈 곳도 있다. 그래서 점심인 옌종판(年中飯)을 판다는 비아냥도 나오고 있다. 한 중국인은 “옌예판은 전 가족이 1년에 한 번 다 같이 모여 저녁을 먹는 중요한 자리로 가장 행복해야 하는 시간”이라며 “식당들이 그런 소중한 시간을 제한하는 것은 횡포”라고 말했다. 그러나 베이징의 옌예판을 파는 식당들은 이미 대부분 예약이 끝난 상태다.

신화통신은 “중국의 아름다운 전통인 옌예판이 점점 계륵(鷄肋·크게 쓸모도 없지만 버리기도 아까운 것)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