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홈쇼핑(브랜드명 GS샵)과 CJ오쇼핑은 업계 1, 2위를 다투는 TV홈쇼핑 회사다. 패션은 홈쇼핑의 주력 판매 상품군 중 하나다. 누구보다 옷을 잘 아는 패션 담당 쇼핑호스트들은 평소에 어떤 옷을 입을까. 두 회사가 추천한 ‘우리 회사 대표 훈남’들의 패션코드를 소개한다. 사내에서 ‘옷 잘 입는 남자’로 통하는 평범한 직장인들을 통해 3040 비즈니스맨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아본다.

◆류재영 CJ오쇼핑 쇼핑호스트

류재영 CJ오쇼핑 쇼핑호스트(37)의 패션 포인트는 ‘영(YOUNG·젊음)’이다. 그는 2005년 CJ오쇼핑에 입사했다. 적지 않은 나이지만 젊어보이는 얼굴 덕에 입사 이후 패션 쇼핑호스트를 줄곧 할 수 있었다는 평이다. 류 쇼핑호스트는 “옷을 판매해야 하는 직업의 특성 상 ‘동안’(童顔)이 고객에게 호감을 준다”며 “젊게 입으려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동시에 디테일이 살아있는 제품을 선호한다. 그를 만난 날 입고 나온 카키색 사파리점퍼는 그가 판매하고 있는 최범석 디자이너의 제너럴아이디어 제품이다. 몸통 부분에는 퀼트 디테일, 안쪽에는 형광 주황색 라인으로 장식됐다. 함께 입은 디젤 블랙진은 뒷주머니에 화려한 자수가 특징이다. 좋아하는 브랜드는 알마니익스체인지, 돌체앤가바나, 디젤 등 색깔이 뚜렷한 브랜드라고 그는 덧붙였다.

자주 쇼핑하지 않는다는 류 쇼핑호스트는 백화점보다 편집숍을 즐겨 찾는다. 입고 있던 알마니익스체인지 티셔츠는 편집숍에서 ‘반 값’에 산 보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3개월에 한 번씩 쇼핑을 하기 때문에 다양한 브랜드를 한꺼번에 둘러볼 수 있는 편집숍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패션에 따라 향수를 다르게 뿌리는 것도 류 쇼핑호스트가 추구하는 ‘스타일’이다. 그는 “캐주얼을 입을 땐 마크제이콥스를, 보다 포멀한 옷을 입을 땐 구찌를 쓴다”며 “하나를 오래 쓰기보다는 적은 용량을 여러 개 사서 옷에 따라 다르게 뿌리면 패션이 완성된다”고 조언했다.

◆송승환 GS샵 쇼핑호스트

송승환 GS샵 쇼핑호스트(39)는 깨끗하면서 편안한 스타일을 추구한다. 다섯살 아이의 아빠이기도 한 그는 GS샵에서 유일한 남성패션 전담 쇼핑호스트다. 그는 “억지로 멋부려서 과해 보이는 느낌을 싫어한다”며 “옷을 입을 땐 네 가지 이상 입지 않도록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오래 입어도 멋스러움을 풍기는 옷들을 선호한다. 입고 있던 질스튜어트뉴욕 재킷과 CP컴퍼니 터틀넥니트는 송 쇼핑호스트의 패션 스타일을 잘 나타내주는 아이템들이다. 여기에 G스타 청바지를 입어 지루함을 피했다. 그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입을 수 있는 기본적인 아이템들”이라고 설명했다.

난시인 탓에 안경을 착용해야 하는 송 쇼핑호스트는 패션에 따라 안경도 달리 쓴다. 착용한 알렉산더 맥퀸의 금테 안경테는 입은 옷과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그는 50여개의 안경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웃도어 판매 방송이 잡혀 있는 날엔 아웃도어와 어울리는 고글 스타일의 안경을 따로 준비한다.

그는 “보여지는 것이 중요한 직업이기 때문에 작은 액세서리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말했다.단정한 패션을 좋아하는 그이지만 액세서리로 자신만의 개성을 나타낸다. 특히 관심이 많은 것은 가방이다. 갖고 다니는 ‘호간’ 백팩은 이탈리아에 출장갔을 때 산 것으로, 국내에서는 판매하지 않는 제품이다. 그는 “가방만 20여개가 있다”며 “자칫 밋밋해보일 수 있는 패션을 보완하기 위해 독특한 아이템을 함께 매치한다”고 전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