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매니지먼트 업계에서 '천하삼분(天下三分)'으로 패권을 다투고 있는 에스엠(SM)·와이지엔터테인먼트(YG)·제이와이피(JYP Ent.)가 신인 아티스트 전쟁을 예고하고 나섰다. 특히 앞으로 K-팝(POP) 열풍이 뜨거운 해외무대에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예정이다.

23일 SM은 신인 보이그룹 'EXO'를 공개, 활동에 나섰다. 이 그룹은 'EXO-K'와 'EXO-M' 두 그룹으로 이뤄졌으며, 2009년 걸그룹인 'f(X)' 이후 2년 3개월 만에 나온 SM의 신인이다.

SM은 1996년 H.O.T.와 1997년 S.E.S.의 잇단 음반 성공으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뒤 신화, FlytotheSky, BoA,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f(x)에 이르기까지 신인 발굴에 실패한 적이 거의 없다.

따라서 이번 신인 보이그룹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도 높다. 이러한 기대감은 곧바로 증시에 반영돼 SM의 주가는 이날 장중 내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SM은 장중 한때 5% 가까운 주가상승률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달 화려하게 증시에 입성한 YG 역시 신인 그룹 발굴에 적극적인 곳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데뷔를 준비중인 YG 연습생은 32명이며,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20세 이하 걸그룹과 보이그룹이 잇따라 공개될 예정이다. YG는 또 매년 두 팀의 아이돌그룹을 데뷔시켜 '빅뱅'에 집중된 매출(전체 매출비중 73%)을 다각화할 계획이다.

JYP도 사업계획서 등을 통해 "신인 그룹이 향후 주요 수익원이 될 것"이라며 "신인 발굴팀이 적극적으로 국내외 오디션 활동을 벌여 연습생을 모집해 개발 트레이닝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어 신인 육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 대형 엔터주(株) 3인방은 무엇보다 해외 시장에서 매출을 올리려고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K-POP 열풍이 일본, 중국 등 아시아뿐 아니라 유럽, 미국에서도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YG는 이에 따라 전략적인 유투브, 페이스북(Facebook) 활용으로 소속 가수 마케팅을 전 세계적으로 확대, 진행 중이다. 또 내년에는 일본 활동을 대거 늘려 국내 매출 이상의 성과를 낼 계획이다.

유진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YG는 아시아와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현지 사무소를 신설하고, 로컬 파트너와 업무 제휴 역시 준비중"이라며 "나아가 주요 거점 국가에 해외 신인 캐스팅과 트레이닝을 위한 아카데미를 설립해 해외에서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SM의 해외진출 계획은 YG보다 한 발 앞서 나간 모습이다. 이는 이번 신인 그룹의 데뷔에서 엿볼 수 있다.

SM이 공개한 신인 그룹은 남성 12인조로 6명은 한국, 나머지 6명은 중국에서 동시 데뷔한 뒤 활동을 개시할 예정이다. 절반인 6명이 모두 중국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이에 대해 "SM 소속 가수의 기존 활동 패턴은 한국에서 우선 데뷔해 인지도를 쌓은 뒤 해외 진출을 시도해왔다"면서 "그런데 이번 신인은 한국 및 중국에서 동시 데뷔해 해외시장으로 진출 속도를 높인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해외로열티 매출 구성도 기존 일본이 대부분이었지만, 중국 등으로 점차 다변화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SM의 4분기 영업이익은 3분기 69억원에 비해 50억원 가량 늘어난 113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 데뷔할 신인그룹의 가세로 내년 매출의 성장성이 가시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