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 한국대사관이 개관 이래 처음 피격돼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베이징(北京) 소재 한국 대사관에 공기총 탄알로 추정되는 쇠구슬이 날아온 시점이 주목된다.

사건이 발생한 13일 오후(현지시간)는 중국 어선 선장이 한국 해경을 살해한 사건으로 반중 감정이 들끓고 있을 때다.

중국 공안의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현재로선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일단 사건 발생시점으로 미뤄 반한 감정을 가진 중국인이 외부에서 대사관을 겨냥해 공격한 것이라는 추정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한중 양국의 소식이 실시간으로 전해진다는 점에서 한국 내의 일부 보수단체가 서울의 중국 대사관 앞에서 규탄시위를 하고 중국 국기를 불태우려고 시도한 게 중국 국민을 자극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분석을 토대로 관심을 끄는 대목은 통상 한중 양국 간에 불미스런 일이 발생해 상대국에 대해 감정이 악화하면 통상 시위 등을 통해 반한 감정이 표출됐던 것과는 달리 외부로부터 '공격'이 처음으로 발생했다는 점이다.

문제의 쇠구슬이 공기총 탄알로 추정되는데다 공격대상이 건물의 유리창이 아닌 사람을 겨냥했으면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나아가 중국 공안 조사로 이번 사건이 반한 감정에 따른 공기총 공격으로 판명이 나면 중국 현지의 외교공관의 안전에 대한 문제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서해 사건의 진상이 알려지면서 중국 내에서는 반한 감정보다는 자숙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 내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여론 조사 등에서 애초 한국 해경의 과잉 단속을 문제 삼는 시각이 우세했으나 법을 위반하고 흉기를 휘두른 중국 어민의 행동이 경계선을 넘었다는 지적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이는 중국 외교부의 류웨이민(劉爲民) 대변인이 13일 "불행한 사건"이라며 이번 사건에 유감을 공식 표명한 것이 계기가 됐다.

중국 정부가 이처럼 사건 발생 하루 만에 유감을 표명하고 나선 것은 사과나 유감 표명없이 범죄 피의자인 자국민의 이익만을 중시한다는 한국의 비난 여론을 의식한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베이징연합뉴스) 인교준 차대운 특파원 kji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