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한 매도 주체는 없지만 12일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지수는 1% 이상 하락, 1870대를 기록 중이다.

거래량이 많지 않은 가운데 프로그램, 특히 차익 거래를 통해 매물이 쏟아지자 선물시장이 현물시장을 흔드는 이른바 '웩더독'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차익 거래는 1202억원 순매도, 비차익 거래는 67억원 순매수를 기록해 전체 프로그램은 1135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날 프로그램 매도세는 해외 증시 불안 등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오히려 배당일까지 프로그램 매수세 유입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박문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 악재에 동시호가가 낮게 출발했고 장 시작 후 베이시스(선·현물 가격차)가 악화돼 증시가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배당을 고려해 KTB투자증권 자체적으로 추산한 이론 베이시스(선·현물 가격차)는 마이너스(-)1.15인데 베이시스가 이보다 낮아 선물을 사고 현물을 파는 매도 차익 거래가 나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베이시스는 -1.35를 기록 중이다.

박 연구원은 다만 "최근 선물 가격이 박스권(240~255)에 머물고 있어 현물이든 선물이든 자금 유출입이 활발할 것"이라며 프로그램이 매도세로 일관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배당일이 눈 앞에 있는데 미리 현물을 팔 이유가 없지 않느냐"며 "글로벌 증시가 폭락해 선물이 크게 저평가되지 않는 이상 프로그램은 매수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최근 선물시장에서 외국인들의 포지션은 국제 증시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며 이날 외국인들의 선물 매도세를 전날 미국, 유럽 증시 하락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외국인이 매수세를 유지한 기간, 즉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8일까지는 미국 증시가 탄탄하게 올라온 기간이라는 의견이다.

최 연구원은 "향후 해외 증시 방향을 점치기 힘든 만큼 외국인들의 투자 방향 역시 알기 힘들다"면서도 "삼성전자가 신고가를 경신한 만큼 국내 모멘텀은 양호해 증시가 하락하더라도 제한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증권사는 코스피지수가 120일 이동평균선(1909) 위에서는 주식 비중을 축소하고 20일선(1860) 근처인 1850대에서는 경기 민감주인 전기전자(IT), 자동차를 중심으로 매수할 것을 권했다.

다만 프로그램 매수 기조가 이어지더라도 기관과 외국인의 수급 공백으로 매수시점은 1800선 초반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종성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경험적으로 12월에는 프로그램이 매수 우위 기조를 보인 경우가 많아 오늘 매도세는 일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최근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코스피지수 1900선 이상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매수를 꺼리는 수급 공백 현상이 나타나 매수 시점은 1800선 초반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