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외계의 지구
천문학에선 생명체가 살기에 적합한 환경을 가진 영역을 골디락스로 부른다. 가장 중요한 조건은 표면온도다. 대략 영하 30도~영상 100도 정도면 생명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태양 같은 항성(恒星)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느냐가 관건이다. 금성은 태양과의 거리가 약 1억700만㎞다. 너무 가까워 표면온도가 470도나 되니 생명체가 살기 어렵다. 반면 태양에서 2억7700만㎞ 떨어진 화성은 영하 47도다. 물이 있더라도 드라이아이스 형태일 것이란다.
지구에서 태양까지 거리는 1억4900만㎞다. 생명체가 살기에 적합한 대표적 골디락스 행성이다. 태양과 5%쯤 더 가깝거나 15% 먼 곳에 있었다면 생명체가 살 수 없었을 것이라고 한다. 목성이나 토성처럼 가스가 아니라 암석으로 이뤄진 것도 생명체 서식의 중요 조건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큰 행성 ‘케플러-22b’를 발견했다고 한다. 지구에서 600광년(빛이 600년 동안 가는 거리) 떨어진 태양계 밖에 있다. 1광년이 9조5000억㎞나 되니까 그야말로 아득한 거리다. 크기는 지구의 2.4배이고, 항성 주위를 290일 주기로 공전하고 있다. 표면온도는 22도 안팎이다. 구성성분이 암석인지 가스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일단 골디락스 영역에 속한 것으로 추정된다.
NASA는 2009년 쏘아올린 6억달러짜리 케플러 우주망원경으로 생명체가 살 만한 행성을 꾸준히 탐색해 왔다. 15만개 항성을 선정한 다음 그 주위 행성의 크기와 움직임을 추적해 54개로 압축했고, 그 중 ‘케플러-22b’를 이번에 확인했다. 우리 은하계에는 태양과 비슷한 항성이 1000억~4000억개 있고, 우주에는 은하계가 1000억개 이상 있다고 한다. 그 어딘가에는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 그들도 우리처럼 생명을 찾아 우주를 헤매고 있는지도 모른다. 다만 아직은 딱 부러지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정환 논설위원 j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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