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결심..참신한 인물 나와야"

황건호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7일 "차기 금투협 회장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황 회장은 이날 오후 금투협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불출마는 오래전부터 생각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불출마 선언은 능력 있고 참신한 분이 차기 회장으로 나와서 금융투자산업이 계속 발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번 결정이 금융투자업계와 후배들에게 좋은 선례로 자리잡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두 번의 한국증권업협회 회장과 초대 통합 금투협 회장을 맡은 8년간 자본시장 선진화와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매진했다"며 "향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저의 지식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황 회장이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국제증권업협회협의회(ICSA)의 파리 총회 일정을 끝까지 마치지 않고 귀국하면서 긴급히 열렸다.

황 회장은 이에 대해 "선거가 2개월 이상 남았는데 많은 사람이 선거에 일찍 관심을 둬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이날 업계 현안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주식워런트증권(ELW) 거래에서 초단타 매매자에게 속도가 빠른 회선을 제공해 12개 증권사 대표가 기소된 사건에 대해 "자기 성찰의 계기로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형 투자은행 도입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12월 정기국회 또는 내년 1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ICSA의 총회에서 각국 대표들이 시장경제 원칙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히고 자신의 회장직 유지에 대해서는 "각국 자본시장 지도자들과 원만하게 해결하겠다"고 설명했다.

1976년 대우증권에 입사한 후 대우증권 뉴욕사무소장과 부사장, 메리츠증권 사장을 거친 정통 `증권맨'인 그는 2004년부터 한국증권업협회 회장을 연임했다.

이후 2009년 2월 증권업협회와 자산운용협회, 선물협회 등 자본시장 3개 협회가 금융투자협회로 통합되면서, 현재까지 금투협 초대 회장을 맡고 있으며 임기는 내년 2월 3일까지다.

금투협은 오는 19일 이사회를 열어 이사 3명과 외부인사 2명으로 이뤄지는 후보 추천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이르면 내달 중순께 차기 회장 선거가 치러진다.

현재 유력한 차기 금투협 회장 후보로는 정의동 전 골든브릿지투자증권 회장과 전상일 동양증권 부회장, 박종수 전 대우증권 사장, 유흥수 LIG투자증권 사장, 김지완 하나대투증권 사장,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황 회장의 임기는 내년 2월3일까지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홍 신재우 기자 jaeh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