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경찰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집회 도중 박건찬 종로경찰서장을 폭행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김모씨(54)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6일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시위대에 둘러싸인 박 서장을 때려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당시 폭행 장면이 찍힌 동영상을 분석해 김씨의 신원을 확인, 이날 오전 경기도 화성시 집에서 긴급체포했다. 김씨는 지난 8월 캐슬린 스티븐스 당시 미국 대사의 차량에 물병을 투척했다가 경찰 조사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며, 박 서장 폭행에 가담한 다른 용의자들을 추가 검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는 현직 경찰서장인 줄 알면서 폭행에 가담했기 때문에 그 부분을 고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청은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채증자료를 바탕으로 폭력 행위 가담자를 밝혀내 구속 수사하며, 집회 주최자에 대해 엄중 처벌하겠다. 피해를 입은 경찰관은 민사상 손해배상도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시위에 참여해 불법행위를 한 혐의로 모두 19명을 연행했고, 이 중 중·고등학생 3명을 훈방한 뒤 나머지 16명을 조사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의 장녀로 최근 서울대 사회과학대 학생회장으로 선출된 수진씨(21)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행자 16명 가운데 5명은 경찰 기동대원들에게 폭력을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으며, 경찰은 혐의가 확인되면 모두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박 서장을 비롯해 경찰관 38명이 시위대로부터 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집회를 주관했던 FTA 범국민운동본부 관계자는 “고성이 오가기는 했지만 폭력행사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