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장까지 시위대에 폭행당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박건찬 종로경찰서장은 지난 26일 오후 9시35분께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한·미 FTA 비준 무효를 촉구하는 시위대 100여명에게 둘러싸여 얼굴을 주먹으로 맞고 발길질을 당하는 등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다. 시위대는 박 서장의 정복 왼쪽 어깨 계급장을 뜯어내고 안경도 부쉈다. 박 서장을 조현오 경찰청장으로 착각한 일부 시위대는 욕설과 함께 “조현오다. 끌어내라”를 외쳤다.

선두에 있던 야 5당 대표와 면담하려고 시위대 속으로 다가갔다 봉변을 당한 박 서장은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강덕 서울지방경찰청창은 27일 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서울 핵심부가 점거돼 시민들이 극심한 교통혼잡을 겪었으며 이를 막으려는 경찰서장이 폭행당하는 등 경찰관 38명이 부상했다”며 “불법 행위 가담자뿐만 아니라 주최 측에도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김선주/김우섭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