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지식쇼핑 수수료 올린다
국내 최대 검색포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이 오픈마켓과 대형 쇼핑몰의 ‘지식쇼핑’ 중개수수료를 올린다. 또 ‘쇼핑캐스트’ 입점비를 인상하고 ‘브랜드 검색’ 서비스도 유료화할 방침이다. NHN이 내년 초 직접 오픈마켓을 열기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NHN은 최근 G마켓 옥션 11번가 등 오픈마켓과 GS샵 CJ몰 현대H몰 등 대형 쇼핑몰을 대상으로 지식쇼핑 중개수수료를 인상하는 내용의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지식쇼핑은 네이버 초기화면의 ‘쇼핑’을 클릭하면 연결되는 가격검색 서비스다.

지금까지 이들 업체는 네이버 지식쇼핑을 통해 들어온 고객이 구입한 금액의 2%를 NHN 측에 수수료로 제공해왔다. 다만 200억원이 넘는 수수료를 내는 업체들은 그 초과분에 대해 1%를 냈다. NHN은 그러나 내년부터 초과분에 대해서도 2%를 받겠다고 통보한 것이다. 이 회사가 벌어들이는 중개수수료는 연간 1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첫 페이지에 온라인 쇼핑몰을 홍보하고 링크를 걸 수 있는 ‘쇼핑캐스트’의 입점비도 내년부터 월 5000만원에서 6000만원으로 20% 올리기로 했다. 지식쇼핑 입점 시 무료였던 ‘브랜드 검색’(브랜드를 다양한 이미지와 함께 설명해 둔 것)도 유료화하겠다고 업체 측에 통보했다. 업계 관계자는 “NHN 실무진이 이런 내용을 구두로 전달해왔다”며 “이달 안에 NHN 측에서 정식 공문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NHN 측은 “쇼핑캐스트 입점비는 올리기로 결정했으며 중개수수료 인상은 업체들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NHN의 이런 행보는 자사 오픈마켓을 열기에 앞선 포석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NHN은 정체되는 성장을 타개하기 위해 지난 2월 오픈마켓 진출을 선언했다. 이 회사는 기존 오픈마켓과 달리 100% 광고 기반으로 수익모델을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오픈마켓들은 상품공급자로부터 받는 판매수수료(판매가의 5~12%)와 광고비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반면 NHN은 새 오픈마켓을 통해 판매자에게 수수료를 받지 않고 노출이 잘 되는 자리를 입찰에 부쳐 광고비를 벌겠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NHN이 새 오픈마켓에 들어올 상품공급자(판매자)를 모집하기 위해 판매수수료를 포기하는 대신 그 부담을 지식쇼핑 입점 업체들에 전가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기존 오픈마켓 업체들은 NHN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국내 인터넷 검색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한다”며 “온라인 쇼핑몰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에 요구를 거절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다른 오픈마켓 관계자는 “오픈마켓은 백화점과 TV홈쇼핑 등에 비해 수수료가 저렴해 중소 판매자들이 이용하는 유통채널”이라며 “NHN이 중개수수료를 올리면 우리도 판매수수료를 올릴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 오픈마켓

open market. 까다로운 입점조건 없이 누구나 인터넷 상에서 자유롭게 상품을 사고팔 수 있도록 중개하는 온라인 쇼핑몰이다. 국내에선 G마켓 옥션 11번가 등이 대표적이다.

조미현/김주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