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형규 논설위원님. ‘나는 기자다’ 본선 3차까지 갔던 OOO입니다. 저는 지금 본선 진출자들에게 지급해주신 갤럭시 탭으로 메일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 갤럭시 탭을 받으러 회사에 들렀을 때 인사 드리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자리를 비우셨더군요. 일전에 드렸던 메일의 회신은 너무 감사하게 잘 받았다고요. 돌아와서 다시 메일 드려야지했는데 늑장만 부리다 엊그제 한경에서 위원님 글보고 메일 다시 드립니다.

저는 한경 독자입니다. 한경을 처음 손에 든 게 작년 봄. 한경을 교과서 삼아, 벗 삼아, 스승 삼아 기자의 꿈을 키워오다 ‘나는 기자다’에 참가까지 하게 됐죠. 경연에 참가하며 많이 느끼고 배우고 익히고 깨달았습니다. 위원님의 칼럼(11월23일자 A38면 한경포럼 ‘청춘을 안 아프게 해준다고?’)은 저의 지난 두 달의 대미를 장식해 주셨습니다. 사실 실체를 알 수 없는 검은 커미션으로 사회가 이뤄져 있다는 음모론은 젊은 청춘을 끝없이 괴롭혔습니다. 심지어 음모론의 확대 재생산을 허락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두 달 동안 이 그릇된(?) 믿음에 금이 갔습니다. 적어도 한경에서 말입니다. 처음 지원서를 넣을 때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중얼거렸던 게 어찌나 머쓱하던지. 저는 그렇게 저에게 속고 말았습니다. 본선 3차까지 올랐으니까요. 값지고 맛난 경험이었습니다.

이런 말 건방지게 들릴지 모르지만 앞으로도 세상을 불편하게 하는 좋은 글과 말을 부탁드립니다. 종종 메일로 조언 구하고 의견 구하고 싶습니다. 허락하시나요?

덕분에 갤럭시 탭은 잘 쓰겠습니다. 이상 종군기자보다 위험하다는 청년 백수였습니다.

*뱀다리(사족): 한경을 다녀온 후 한경에 꼭 들어가고 싶어졌습니다. 웃으실지 모르지만 음악이 흘러나오는 편집국 화장실, 너무 좋습니다. 더욱 준비하고 노력해서 다음번에는 다시 꼭 오프라인에서 인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