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여자 나이 마흔으로 산다는 것은’이란 책에서 저자는 “청바지만 입어도 당당했던 그 젊은 시절은 다시 오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앞으로 남은 생 앞에 성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인다.

그 동안 결혼과 육아 문제에 파묻혀 살았지만, 40대 중년여성은 잠시 접어두었던 자아와 여성상에 대한 정체성이 꿈틀대는 시기이다. 그래서인지 요즘에는 집안에만 있던 주부들이 밖으로 나와 활동하는 상황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무료요가교실에 등록하여 요가를 배우는 주부가 있는가 하면, 학원에 다니면서 컴퓨터를 배우는 여성들이 있다. 그런데 바깥 활동을 즐기는 동시 40대 여성들에게 말 못할 고민이 있다. 그것은 바로 40대 중반을 전후로 증가하여 평균 성인 여성의 35~40%이 경험하는 ‘요실금’.

‘요실금’은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소변을 보게 되는 현상으로, 주로 50세 전후에 들어서면서 폐경기를 맞는 여성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다. 이는 에스트로겐이 결핍되어 탄력성이 감소하고 요도가 불안해져 방광 조절능력이 떨어지게 되면서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요실금’이라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단순히 국소의 괄약근에 문제가 있어 생기는 현상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원인은 다양하며 이러한 원인에 따라 증상 또한 다양하다. 아무 유발 요인 없이 소변이 배출되는 요실금을 비롯하여 기침 등에 의해 발생하는 복압성 요실금, 소변을 참지 못하는 절박 요실금, 방광에 소변이 가득 차 넘쳐 흘러서 발생하는 일류성 요실금이 있다.

박연이 강동미즈여성병원 원장은 “’요실금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소변이 흘러버리는 고통스러운 질환이기 때문에 일상생활이 어려워진다”며 “특히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으로 가는 경우가 흔할 뿐 아니라 재발가능성이 높아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요실금 증상을 치료하기 위한 방법에는 ‘약물요법’과 ‘골반저근운동’ 그리고 ‘전기자극치료’등이 있다.심할 경우에는 ‘전질벽 성형술’ 과 ‘TOT수술법’을 통해 치료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요실금을 치료하기 위한 방법으로 TOT수술법이 선호되고 있다. 요실금을 막아주는 요도현수인대 역할을 하는 구조물을 요도아래 만들어 주고 요실금을 영구적으로 치료하기 위한 목적의 수술이다.상처가 전혀 남지 않고 통증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또한 비만환자 및 다른 요실금 수술을 경험했던 환자에게도 시술이 가능하다.

박 원장은 “요실금 환자들이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복부에 지방이 쌓여 골반기관을 압박한다면 요실금에 매우 해로운 영향을 끼치게 되므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박 원장은 이어 “요즘과 같은 겨울철에는 요실금이 발병할 수 있는 요건이 충족되므로 평소 요실금 증상이 종종 보였다면 특별히 조심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요실금’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요실금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병원방문을 미루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처사다.시간이 경과될수록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초기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전문의의 검진을 받도록 해야 한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