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소식통.."서부 국경 여러 곳에 '이스칸데르' 배치"

러시아는 미국 및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의 유럽 미사일 방어(MD) 협상이 실패할 경우 서부 국경 지대 여러 곳에 전술 미사일 이스칸데르를 배치하는 등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현지 인테르팍스 통신이 자국 군사-외교 소식통을 인용, 21일 보도했다.

러시아는 현재 미국과 나토가 이란 등의 위협을 명분으로 루마니아와 터키 등에 구축하려는 MD 기지와 관련한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소식통은 미국과의 MD 협상이 끝내 실패할 경우 러시아는 북서부 역외 영토 칼리닌그라드와 남서부 크라스노다르스크주(州), 이웃 국가 벨라루스 등에 사거리가 500km에 달하는 최신 전술 미사일 '이스칸데르(나토명 SS-26 Stone)'를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식통은 "이를 통해 미국이 우리 국경 근처에 MD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야기되는 러시아의 전략 핵 전력에 대한 위협에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가 나토의 유럽 MD 시스템에 맞서 이처럼 광범위한 지역에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배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건 처음이다.

이 소식통은 또 러시아는 공중-우주방어 시스템 건설과 나토의 유럽 MD 레이더 교란 장치 구축, 일부 전략 로켓군 해체 중단 등과 같은 대응 조치도 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008년 11월 미국이 러시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폴란드와 체코에 MD 기지 구축을 강행하자 이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칼리닌그라드주에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배치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하지만 이듬해 9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폴란드 등에 대한 MD 기지 구축 계획을 취소한다고 발표하자 칼리닌그라드에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배치하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이후 미국과 나토는 다시 루마니아에 MD 기지, 터키에 MD 운용을 위한 레이더 기지를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는 나토와 유럽 전역을 구역별로 나눠 함께 방어하는 공동 MD망 창설을 제안했다가 거부당하자 나토의 유럽 MD 망이 자국을 겨냥하지 않는다는 법적 보장을 요구하고 있으나 미국 등은 이것에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cjyo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