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억원대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권혁(61) 시도상선 회장의 재판에서 과세 적법성을 놓고 팽팽한 공방이 시작됐다.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정선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권 회장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은 "국내에 살면서도 거주자가 아닌 것처럼 가장해 종합소득세를 포탈하고, 실질적으로 국내에서 관리하는 법인인 시도카케리어서비스(CCCS)를 홍콩에 설립해 법인세를 포탈했다"고 주장했다.

또 "선박 건조 계약을 하면서 성과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수백억원을 횡령하고 페인트 회사와 보험사로부터도 거액의 커미션과 리베이트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이에 권 회장의 변호인은 "일본과 홍콩을 주된 영업지로 하는 권 회장을 국내거주자로 봐서 소득세를 부과하는 것은 옳지 않고, 홍콩 법인인 CCCS를 국내법인이라고 하는 것은 법인격을 부인하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권 회장은 "심히 억울함을 느낀다.공정하게 시시비비를 가려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소득세와 법인세 2천200여억원을 탈세하고 회삿돈 900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로 지난달 기소됐다.

앞서 검찰은 권 회장에 대해 2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전부 기각됐다.

(서울연합뉴스) 나확진 기자 ra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