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현금성 자산 2조 넘고 신용등급 높아 문제없다"
통신업계 일각 "주파수 확보·차세대망 투자 등으로 여력 없을 것"

SK텔레콤은 하이닉스 반도체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되면 자금 조달 등 후속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11일 밝혔다.

SK텔레콤은 "현재 보유한 현금성 자산과 함께 앞으로 금융기관 등에서 조달할 차입금으로 무리 없이 하이닉스 인수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회사는 3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등가물, 단기매매증권 등 즉시 처분할 수 있는 자산을 2조1천억원 보유하고 있으며, 신용등급도 AAA를 유지하고 있어 차입 과정에 큰 걸림돌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은 하이닉스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산을 매각하거나 증자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전날 SK텔레콤이 제시한 본입찰 가격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이르면 오늘 중 SK텔레콤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한 뒤 다음 주 안으로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채권단이 산정한 최저입찰금액과 SK텔레콤이 제출한 입찰가가 얼마인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관련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최저입찰금액이 구주 7.5%와 신주 가격을 합쳐 3조2천억∼3조4천억원 수준이며 SK텔레콤이 그보다 높은 가격을 제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고 주식매매계약이 성사되면 SK텔레콤은 하이닉스에 대한 정밀실사를 진행한 뒤 채권단과 협의해 늦어도 내년 1월까지 최종 대금을 낼 계획이다.

하지만 통신업계 일각에서는 SK텔레콤이 하이닉스 인수 대금뿐 아니라 현재 사용하는 주파수에 대한 재할당 대가, 경매로 새로 할당받은 주파수 입찰가, 차세대 망 구축에 필요한 시설투자비 등을 부담해야 해 자금 확보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통신사업과 관련한 투자비용은 예전부터 예측한 내용이기 때문에 하이닉스 인수와 별도로 준비하고 있다"면서 "모든 요인을 고려해도 자금 조달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abb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