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위기 해소 위해 ECB 통화 발행해야 주장
"아테네 시위대가 아닌 ECB 관계자들이 최악"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자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폴 크루그먼은 유럽연합(EU)이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운용재원 확대를 통해 유로존 위기를 해소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크루그먼 교수는 지난 27일 밤(현지시간)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주장한 뒤 유로존 위기 해결을 위해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이 통화를 발행하는 등 적극 개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EU가 지난 26일 정상회의를 통해 내놓은 대책으로 "시간은 벌겠지만 EFSF는 종국적으로 지속가능한 것이 아니다"면서 "사람들이 EFSF를 `슈퍼 AIG'로 부르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미국 보험사 AIG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부도위기에 처했으며, 미국 정부가 1천823억달러의 공적자금을 투입해 생존시킨 것을 둘러싸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크루그먼 교수는 유로존이 EFSF를 활용하려 하고 있으나 이는 결국 유로존 17개국에서도 국가신용등급이 `AAA'인 6개국의 신용에 의존하는 것이라면서 이미 프랑스의 신용등급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EFSF 채권의 위력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통화 발권력 등 중앙은행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ECB가 아직 제 역할을 충분히 하지 않았으며 채무위기 해소를 위해서는 "결국엔 돈을 찍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잘못된 조언을 하고 중요 문제들을 무시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지금까지 과정에서 최악의 참여자(player)는 그리스 아테네 거리의 시위대가 아니라 ECB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브뤼셀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