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세 번의 찬스를 허공에 날리고 무릎을 꿇었다.

롯데는 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1차전에서 숱한 기회를 잡고도 타선 응집력을 살리지 못해 6-7로 패했다.

롯데는 1999년 한화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부터 포스트시즌에서만 홈 12연패를 당하며 징크스를 끊지 못했다.

1회 선두 타자 김주찬의 벼락같은 솔로아치로 산뜻하게 출발한 롯데는 그러나 1회 대량 득점 찬스와 9회 끝내기 찬스에서 병살타가 터지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4-4 동점이던 6회 1사 1,2루에서도 전준우와 이대호가 범타로 물러나면서 주도권을 쥘 흐름을 놓쳤다.

특히 두 번의 병살타가 모두 초구를 때린 결과라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1회 고의 4구와 볼넷, 상대 실책으로 만든 1사 만루에서 강민호는 흔들리던 김광현의 초구를 잡아당겨 3루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기회를 날렸다.

1-0으로 기선을 잡은 상황에서 제구력이 불안한 김광현을 잘 공략했다면 2~3점을 더 뽑아 경기를 유리하게 풀어갈 수 있었지만 병살타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6-6이던 9회 2루타와 안타, 고의 4구로 만든 1사 만루 상황도 마찬가지다.

손아섭은 구원 등판한 정우람에게 정규리그에서 6타수1안타로 약했다.

부산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이 쏟아졌고 폭투 하나만 나와도 경기가 끝나는 상황이라 정우람이 절대적으로 불리했다.

이날 5타수3안타를 때려내며 절정의 타격감각을 보여줬던 손아섭이 좀 더 기다렸다가 정우람을 공략했다면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었기에 롯데 벤치로서는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었다.

SK 불펜 박희수가 눈에 띄게 흔들렸던 6회도 마찬가지다.

박희수는 1사 후 김주찬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한 뒤 보크를 저질러 1사 2루에 몰렸다.

손아섭을 볼 카운트 0-2에서 몸 맞는 볼로 내보내는 등 급격하게 중심을 잃었다.

롯데는 4-4 동점에서 다시 한번 좋은 기회를 잡았으나 전준우가 시속 143㎞짜리 높은 직구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박희수의 기를 살려줬다.

이어 이대호도 기막힌 제구력으로 몸쪽을 찌른 박희수에게 볼 카운트 2-2로 밀리다 결국 몸쪽 직구를 잡아당겨 유격수 땅볼로 잡히며 고개를 숙였다.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롯데는 열흘간의 공백에도 이날 16안타를 터뜨리며 활발한 공격을 펼쳤다.

하지만 경기 감각이 떨어진 탓인지 잔루 14개를 남길 정도로 득점력은 높지 못했다.

롯데가 17일 열릴 2차전에서 응집력을 회복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릴지 주목된다.

(부산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