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을 치고 이제 종아리까지 올라왔습니다. "

3일 경기도 과천시 원문동 주공2단지 상가에서 만난 박강호 오렌지공인 대표는 과천 주택시장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보금자리주택지구 후보지 발표 이후 떨어졌던 아파트값이 반등의 실마리를 찾았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과천 집값의 발목을 잡았던 보금자리지구 지정,정부청사 이전,용적률 등이 해법을 찾으면서 재건축 단지 중심으로 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급등락 경험한 과천 주택시장

과천 부동산시장은 지난 5월 과천지식정보타운이 보금자리지구 후보로 발표된 이후 패닉 상태에 빠졌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지난 5월17일 3.3㎡당 3086만원이던 과천 아파트값이 9월29일 2966만원으로 3.88% 내렸다. 주공2단지 전용 47㎡는 현재 6억7000만원으로 올해 초에 비해 1억원 떨어졌다. 금융위기 이전 고점이던 2006년 호가가 11억원에 이르던 아파트다.

하지만 최근 과천보금자리주택 건립 규모가 당초 6500가구에서 3700가구로 절반가량 줄었고,과천 정부청사에 방송통신위원회 등이 입주하게 된 점이 호재가 되고 있다. 하재영 별양동 건우공인 대표는 "노른자위 땅인 정부청사 앞 유휴지를 개발할 수 있게 돼 장기적으로는 과천 지역발전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하 대표는 "각종 악재가 해소되면서 집값도 반등하고 있다"며 "현재 2단지 47㎡ 호가는 보금자리주택지구 후보지 발표 이후 사업성 악화 우려로 약세를 보였던 지난 5월 말 저점과 비교해 5000만원가량 오른 수준"이라고 말했다.

◆4000여가구 내년 재건축 시공사 선정

과천 주택시장의 변수는 재건축 사업이다. 경기도는 8월 2단지에 이어 지난달 1 · 6단지를 재건축 정비구역으로 추가 지정했다. 재건축 규모는 2단지(1620가구),1단지(1044가구),6단지(1262가구)를 합해 3926가구다.

이들 3개 단지 주민들은 연말까지 조합 설립을 마치고 내년 5~6월께 시공사를 선정한 뒤 2016년 초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당초 200%였던 용적률이 관악산 인근 1단지를 제외하고는 220%로 높아져 사업성도 좋아졌다. 3 · 11단지 재건축을 맡았던 삼성물산을 비롯해 GS건설 대림산업 등의 물밑 수주 경쟁이 한창이다.

서울지하철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과 가깝고 단지 규모가 큰 2단지가 주목 받고 있지만 일반분양분이 많아 수익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6단지를 추천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일반분양 물량은 2단지가 370가구인 반면 1단지는 462가구,6단지는 794가구다.

박 대표는 "1 · 6단지 정비구역 지정 이후 매수 문의가 늘고 있다"며 "당장 팔기보다 흐름을 더 지켜보겠다는 집주인들이 많다"고 전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