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성폭행 의혹, 관리·감독, 재단비리 검증"

영화 '도가니'의 소재가 된 광주 인화학교 원생 성폭행 사건에 대해 사실상 재수사 방침을 천명한 경찰이 사건 당시 수사·재판 기록 분석에 착수했다.

경찰 수사의 초점은 추가 성폭행, 관할 당국의 관리·감독, 인화학교 재단 내부 비리 등 세 가지 의혹에 맞춰져 있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5명과 광주지방경찰청 소속 성폭력 전문수사관 10명(여경 3명 포함) 등 총 15명으로 구성된 특별수사팀과 본청 지휘부는 추가 수사에 대한 세부 방향을 설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특수수사팀을 총괄 지휘하는 본청 수사국은 관계기관 간 의견 조율과 내부 회의로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경찰청 이상원 수사국장은 이날 오전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이 주재하는 관계부처 대책회의에 참석해 인화학교 수사 계획을 보고했다.

이날 회의에는 교육과학기술부 교육복지국장 등 6개 부처 국장급 관계자들이 참석해 부처별 대응 계획을 논의했다.

경찰청 주무과인 형사과 관계자들은 이날 종일 회의를 하며 수사 세부 계획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광주 현지로 파견된 본청 지능범죄수사대 5명과 광주청 소속 수사관 10명은 이날 광주청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과거 수사 및 재판 기록을 넘겨받는 작업을 진행했다.

과거 사건 발생 당시 수사에 참여했던 광주청 소속 경관 1명도 수사팀에 합류, 힘을 보탰다.

지능범죄수사대 관계자는 "수사 방향성을 설정하기 위해 과거 기록을 먼저 살펴보고 있다"면서 "첩보나 분명한 혐의점을 잡고 시작하는 것이 아닌 만큼 어떻게 수사 계획을 짜는지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청 소속 수사관 10명과 본청 형사과 지휘부는 2000년 사건 발생 당시 가해 교사들이 추가 성폭행을 저질렀는지를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서울에서 급파된 지능범죄수사대는 관할 행정 당국이 적절하게 관리·감독을 했는지, 인화학교 내부에 구조적 비리가 있었는지 여부 등을 들여다볼 계획이다.

경찰청 고위관계자는 "경찰이 남아있는 원생을 포함한 장애인의 인권을 위해 선제적으로 수사에 착수한 만큼 혐의 입증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데 상당한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기자 spee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