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 계열의 금융투자회사인 동양종합금융증권은 1962년 설립됐고,2001년 동양현대종합금융과 합병하면서 지금과 같은 상호를 갖게 됐다.

동양캐피탈,동양레저 및 특수관계인이 33% 내외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어 경영권은 안정적인 편이다. 동양종금증권은 제조계열과 금융계열 회사로 구분되는 동양그룹 안에서 동양파이낸셜과 동양인베스트먼트를 지배하고 있으며 동양자산운용,동양파이낸셜,동양선물 등 계열사 지분 취득 및 합병, 유상증자 등에 참여해 금융계열의 지주회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은 2009년 증권사에 지급결제 서비스가 허용되면서부터다. 당시 종금업 라이선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유일한 증권사였던 동양종금은 5000만원까지 예금자 보호가 가능한 종금형 종합자산관리계좌(CMA · cash management account)를 앞세워 CMA 부문에서 확고한 브랜드 인지도와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증권사들의 CMA 잔고는 40조7000억원,계좌 수는 1142만계좌인데 이 중 동양종금증권은 8조5000억원의 잔고와 390만계좌로 CMA시장 1등을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확보된 리테일 고객은 브로커리지뿐만 아니라 소액채권 판매,자산관리,IB 등 다양한 수익원으로 영업력을 확장시키는 기반이 됐다. 동양종금은 또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많은 145개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강력한 지점 영업망과 CMA 계좌를 토대로 향후 연계 투자상품 판매로 연결시키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동양종금의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5배에 불과하며,최근 주식시장 급락에 동반 하락하면서 액면가 5000원을 밑돌고 있다. CMA를 기반으로 덩치를 키우기 전인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시가총액 5000억원 수준으로 다시 돌아온 것이다.

동양종금의 주가 부진은 주식시장의 전반적인 침체와 규제 리스크,증자 우려 등에 따른 증권주 투자심리 약화라는 시장 요인에도 기인하고 있다. 다만 다른 증권주들에 비해 유난히 동양종금의 하락폭이 컸던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동양종금의 수익구조가 주식시장의 부진에 더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지점이 많은 동양종금은 고정비 부담이 다른 증권사에 비해 더 크고,비탄력적인 비용구조로 인해 영업이 둔화되면 마진의 축소 폭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동양종금이 CMA와 함께 강점을 갖고 있던 소매채권 판매의 경우 최근 금리 하락과 부실 리스크 확대로 판매가 정체돼 있다. 반면 이런 수익 구조는 시장이 활황일 때 마진이 확대되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동양종금의 수익성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브로커리지 및 소매채권시장 활성화가 우선돼야 할 것이다.

두 번째로 동양종금은 종금여신 업무 영위로 인해 발생한 부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익스포저나 기업 여신 등에 대한 충당금이 타사 대비 커 그동안 건전성에 대해 우려를 받아왔다. 부동산시장의 회복이 시장의 예상보다 매우 더디게 나타나면서 PF 부실은 작년까지 이 회사의 실적 및 주가를 훼손하는 주된 요인이 됐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부동산시장 위기가 점차 완화되면서 추가적인 부실 발생 가능성이 낮고,그동안 적립한 충당금 수준이 충분해 추가적인 손실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또한 동양종금의 종금업 라이선스가 오는 11월 만료되는 것에 발맞춰 적극적으로 남아 있는 PF 대출잔고를 줄이고 있고,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80% 이상이 수도권 사업장으로 담보가치가 높기 때문에 실질 손실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아직 부동산 PF대출에 대해 100%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현재 동양종금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 종금계정 자산건전성에 대한 우려는 과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그룹 리스크에 대한 부담이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동양종금의 모회사 격인 동양메이저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그룹 시너지를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작년 11월 보고펀드에 매각한 동양생명 지분에 대해 3년 뒤 콜옵션이 행사되면 약 700억원 규모의 금융비용이 발생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양그룹 내 동양생명의 위상을 고려할 때 이 지분은 재매입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는 11월 종금업 라이선스 만료와 함께 부실 PF 잔고 감소가 가시화되면 부담 요인이 상당 부분 해소되면서 주가 상승에 촉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투자증권의 경우에도 2009년 11월에 종금업 라이선스가 만료되면서 자산 건전성 부담이 눈에 띄게 감소하고 실적이 개선됐으며,주가 또한 자연스럽게 정상화됐던 사례가 있다. 역사적 저점 수준의 밸류에이션 또한 반등을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다.

종금업 라이선스 만료 이후 종금형 CMA의 판매가 제한되면 동양종금의 수익성이 둔화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최고 10조원에 이르렀던 CMA 잔고도 1조5000억원가량 줄어든 상태다.

그러나 이자를 CMA 수준으로 주면서 예금자 보호가 되는 기존 종금형 CMA와 비슷한 성격의 'MY W 자산관리통장'으로의 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라이선스 만료 이후에도 고객 이탈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mjson@shinh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