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코스피지수는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및 세계 경기 우려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변동성이 큰 흐름이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20일 장 시작 전 전해진 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하루 만에 반등했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이탈리아 장단기 국가 신용등급을 한 단계씩 하향 조정하면서 코스피지수는 약세로 장을 출발했고, 한때 1800선을 밑돌기도 했다.

그러나 장 초반부터 꾸준히 이어진 프로그램 매수세와 함께 기관이 힘을 실으면서 상승세로 장을 마감했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정책 기대가 악재 영향력을 일부 상쇄했지만 장중 지수 변동성은 여전히 큰 모습이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 주요지수들은 혼조세를 나타냈다. 이날 시작한 미 FOMC 회의를 통한 미국중앙은행(Fed)의 경기 부양책 등에 대한 기대로 장중 상승세를 보였나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와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 이탈리아 국가 신용등급 강등 등이 부담으로 작용한 탓이다.

IMF는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6월 제시한 4.3%보다 0.3%포인트 낮은 4.0%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미국 증시 혼조와 경기 우려에 대한 부담이 이날 투자심리 위축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 FOMC 회의를 통한 경기 부양책 기대는 증시 하방경직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 FOMC 회의에서 단기 국채를 팔고 장기 국채를 사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와 초과 지급준비율 인하 등의 방안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그리스 디폴트 우려와 유럽 재정위기 사태로 인한 세계 경기 부진으로 인해 국내 증시가 당분간 흔들림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김정환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주식시장의 움직임은 일정한 추세 아래서의 예측 영역이 아닌 제한적인 움직임 안에서의 대응 영역으로 볼 수 있다"며 "특히 이번주엔 미 FOMC 회의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담 등 주요 정책 이벤트가 있어 그 결과에 따라 주식시장의 부침이 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도 "한국을 비롯한 세계 증시가 여전히 여러 위험에 직면해 있고, 이 문제들이 풀리지 않는 이상 반등은 기술적 한계를 안고 있을 수밖에 없다"며 "그리스 지원이 결정되면 안도랠리는 가능하겠지만 그 역시 기술적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리스 디폴트 문제가 금융권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데 이것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지역 외부로 퍼지지 않고, 자본 조달이 무리 없이 진행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이에 변동성이 큰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시장 흐름에 따른 단기 대응 전략이 바람직하지만 보수적인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코스피지수 1700~1900 구간을 가정한 유연한 트레이딩 시각에 변경은 없다"면서도 "증시 점검변수가 추가되는 시점에서 지수 레벨이 다시 기존 박스권의 중단 이상까지 다다랐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매매 대응의 적극성을 부여하기보다는 추스름을 병행하는 대응도 잊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