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이미 알려진 악재와 호재 속에서 연일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각종 이벤트를 앞두고 이달 들어 하루 평균 변동폭도 45포인트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원인을 취약한 투자심리에서 찾고 있다. 장기간 이어지는 미국 경제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국가부채 문제로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가 지치는 국면에 접어 들었다는 진단이다. 때문에 앞으로도 보다 신중한 접근을 권고하고 있다.

7일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부터 2% 이상 급등세를 연출하며 단숨에 1800선을 웃돌고 있다. 기술적 반등이 나올 시점인데다 지난달 미국 서비스경기 지표가 예상 외로 호전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날도 안심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투자심리가 취약한 상황에서 호재를 찾으려다보니 기대감이 과도하게 반영되고 있는 구간인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선물옵션 동시만기를 앞둔 전날인 만큼 프로그램이 장중 변동을 부릴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요 수급주체들도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최근 외국인은 자동차와 화학, 정유를 중심으로 기관은 낙폭과대주를 중심으로 단기 매매 패턴을 형성하고 있는 모습이다.

송창성 한양증권 연구원은 "장세가 불안하다보니 최근 주요 매매주체들은 현재가로 바로 매매를 하는 경향이 있다"며 "때문에 기관과 외국인, 개인의 매매 규모가 크지 않음에도 지수 변동이 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코스피 2000선 이상에서는 한 업종이 상승할 경우 다른 업종이 지지부진하면서 상쇄되는 효과가 있었다"며 "최근에는 모든 업종이 함께 오르고 내리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길게보면 지난해 5월부터 유럽 문제가 해소됐다 다시 부각되는 현상이 반복됐기 때문에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라는' 형태의 투자심리가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로 인해 심리가 악화돼 조그만 악재와 호재에도 시장 참여자들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얘기다.

조 연구원은 "주요 투자 주체들도 매매팬턴이 단기에 치우쳐 일관성이 없다"며 "금융위기 이후 '빠지면 사야한다'는 학습효과와 아직 위험하지 않냐는 투자심리가 맞부딪치고 있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8일 한국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결정, 선물·옵션 만기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경기부양책 발표 등을 앞두고 변동성 관리에 더욱 힘을 써야한다는 조언이다.

조 연구원은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 발표나 중국 소비자물가지수 하락 등 긍정적인 소재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예상과 달리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그 충격을 가늠하기 힘들기 때문에 일단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김정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에 이어질 다양한 이벤트와 추석연휴 기간 동안 해외증시 및 경제에서 발생할 다양한 경우의 수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매수세는 좀더 짙은 관망세를 보일 것"이라며 "때로는 현금보유도 훌륭한 투자가 된다"고 추천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