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구멍 인턴ㆍ스터디..스마트폰 활용해 취업준비

"'5종 세트'를 갖춰야 서류전형이라도 통과할 수 있어요"

새 학기 대학가에 다시 '취업전쟁'이 시작됐다.

최근 30대 그룹이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12만4천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가운데 대학가의 취업 준비 열기도 어느 때보다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 시대에 사는 학생들의 취업 문 통과 전략은 기존보다 훨씬 정보화돼 새로운 풍속도를 연출하고 있다.

◇스펙 탑 쌓기 위해 인턴 인기..졸업도 미뤄 = 지난 3일 오전 전남대학교 도서관은 취업 준비를 위해 취업센터를 이용하거나 스터디 모임을 하는 학생들로 붐볐다.

이들은 취업 5종 세트로 불리는 학점, 어학 점수, 자격증, 봉사활동, 인턴 공모전 경력을 쌓기 위해 비지땀을 흘렸다.

4학년 박미진(23ㆍ여)씨는 "취업에 필요한 '스펙'을 쌓기 위해 열차례 도전했다가 열한 번째 만에 합격해 여름 방학 두 달간 한 기업의 마케팅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가했다"며 "인턴활동은 실무경험이 부족한 대학생들에게 좋은 경력으로 인식돼 기업 입사만큼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남희정(23ㆍ여)씨는 안정적인 학점에 900점이 넘는 토익 점수, 금융자격증을 갖췄지만 금융권 인턴 채용의 문을 뚫기가 어려웠다고 한다.

남씨는 현재 졸업을 미루고 학교에 남아 공부하며 하반기 취업을 노리고 있다.

남씨가 다니는 대학에서만 이번 학기에 300여 명의 학생이 졸업을 미루는 등 학생신분으로 취업준비를 하는 학생은 대학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이들이 졸업을 미루는 이유는 기업에서 졸업예정자를 선호한다는 설 때문이기도 하지만 학교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교수 추천제를 활용할 수 있는 등 재학생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연습도 실전처럼" 취업 스터디 바늘구멍 = 인턴은 물론 '취업 스터디'에 들어가는 것도 바늘구멍 뚫기인 경우가 많다.

유명 포털 사이트의 한 취업준비 카페에 올라온 회원 모집 글에는 '서류통과, 면접 경험 있는 사람'을 요구하고 있다.

일부 스터디 모임은 '학교, 전공, 학점, 어학 점수, 연수경험, 자격증, 서류 및 면접 통과 횟수, 자기소개서' 등 웬만한 기업 입사에 버금가는 정보 제공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런 모임에 들어가면 실제 면접처럼 발표 준비를 하고 캠코더를 이용해 서로 면접 모습을 모니터링 해줘 인기 모임에는 대기자가 생길 정도다.

대학 졸업생인 이정탁(26)씨는 "일주일에 3번씩 광주의 한 대학 도서관에서 스터디 모임에 참석해 취업정보를 공유하고 시사상식, 인성ㆍ토론ㆍPT 면접 대비, 기업분석 등을 한다"며 "한 번 참석에만 최소 3시간이 넘게 걸리지만 실전대비를 철저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취업 정보전..무기는 스마트폰 = 스마트폰을 통해 얻는 실시간 취업정보도 유용하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한 취업정보공유 카페는 '카카오 톡', '페이스북', '트위터' SNS 계정을 통해 실시간으로 취업정보를 알려준다.

기업별 트위터를 팔로잉해 실시간 채용공지를 확인하는 것은 기본이다.

취업준비생들은 시사상식은 물론 기업면접 예상 질문과 답변 요령까지 알려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들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학년 김승환(27)씨는 "취업준비 하면서 스마트폰의 필요를 느껴 새로 구입했다"며 "원하는 직종이나 기업의 정보를 빨리 얻을 수 있고 최근에는 바로 입사지원까지 가능해져 스마트폰은 취업 준비의 필수품"이라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areu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