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징역 복역 중 탈옥..2년6개월 도주행각

18일 오전 수감 중이던 경북 북부 제1교도소에서 자살을 기도한 신창원은 1997년 부산교도소를 탈옥한 뒤 2년여에 거친 도주행각으로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희대의 탈옥수'다.

신씨는 1989년 3월 서울 성북구 돈암동의 한 주택에 공범과 함께 흉기를 들고 침입해 3천여만원의 금품을 빼앗고 집주인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는 등 강도질을 일삼다 붙잡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1994년 11월 부산교도소로 이감된 신창원은 97년 1월 감방 화장실 통풍구 철망을 뜯고 교도소 사동 밖으로 나온 교도소 내 공사장을 통해 밖으로 달아났다.

탈옥 직후 전국에 지명수배되고 곳곳에서 그를 목격했다는 신고나 제보가 계속됐지만, 신창원은 붙잡히지 않아 '신출귀몰'한다는 말까지 돌았다.

특히 97년 12월에는 경기도 평택의 한 빌라에서 경찰과 대치하다 창 밖에 설치된 배수관을 타고 달아나는 등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도주 행각을 계속했다.

당시 신창원이 있었던 평택의 빌라에서는 3천여만원의 도난수표가 발견돼 그가 도주 중에도 절도 행각을 계속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탈옥 1년째인 98년 1월 그는 충남 천안에서 자신을 검거하기 위해 출동한 경찰관과 격투를 벌이다 권총을 빼앗아 달아나기도 하는 등 수사당국을 비웃으며 도주를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신씨가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자 신창원을 사칭한 범죄가 수시로 발생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

도주를 계속하던 신창원은 탈옥 2년6개월째인 99년 7월 전남 순천의 한 아파트에 숨어있던 중 TV 수리를 위해 아파트를 찾았던 수리공의 신고로 검거됐다.

도주 중에도 수많은 화제를 남겼던 그는 검거 당시 입고 있었던 화려한 티셔츠가 일반에 유행으로 번지면서 또 다른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다시 수감된 신창원은 자신의 편지를 교도소측이 발송하지 않았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내기도 해 다시 한번 뉴스의 소재가 되기도 했으며, 모범적인 수형생활로 지난해 5월부터는 일반경비시설인 경북 북부 제1교도소에서 생활해 왔다.

(대구.청송연합뉴스) 이강일 기자 leek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