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가 지난 1분기 중국을 제치고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나라가 됐다.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인한 경기과열 우려도 커지고 있다.

터키 통계청은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다고 지난달 30일 발표했다. 경제 성장률이 당초 시장 전망치 9.7%를 웃돈 것으로 지난해 4분기 9.2%보다 높은 수치다.

터키의 이 같은 성장률은 신흥 경제대국의 대표주자인 중국의 9.7%를 능가하는 것이기도 하다. 터키 통계청은 "민간 투자와 국내 소비가 성장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터키 경제를 바라보는 시선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무역 적자와 물가 상승이라는 문제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터키의 지난 5월 무역수지는 101억달러 적자다. 같은 기간 수입은 전년 대비 43%가량 급증한 반면 수출은 11.7% 늘어나는 데 그쳤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급격히 늘어난 대출로 소비자 지출이 증가하면서 수입량도 함께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물가는 경제성장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 5월 물가상승률은 7.2%를 기록해 4월 4.3%보다 2.9%포인트나 높아졌다. 9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터키 정부는 연말까지 물가상승률을 5.5%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터키 중앙은행은 핫머니(투기성 단기자금)의 급격한 유입을 우려해 금리 인상보다는 은행 대출 제한을 통한 긴축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금리 인상이 통화 강세로 이어질 경우 가뜩이나 약한 수출 경쟁력을 떨어트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정책이 치솟는 터키 물가를 억제하는 데는 역부족이라고 입을 모은다. 안테로 아틸라 댄스케은행 애널리스트는 "급격한 경제성장으로 터키 경제가 분명히 과열됐다"며 "물가 상승을 잡지 못할 경우 심각한 경제 파탄과 잇단 폭동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