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고차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특히 연료 효율성이 높은 소형차의 경우 1-2년된 중고차 가격이 거의 새 차 가격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최근 휘발유 값 상승으로 소비자들이 연료 효율성이 높은 중고차를 선호할 뿐 아니라, 일본의 지진 쓰나미 여파로 인해 일본산 소형 자동차들의 공급이 수요에 비해 턱 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4일 "자동차는 매장을 떠나는 순간 가치가 최소한 10%는 떨어진다는 공식이 있었지만 연료 효율성이 높은 중고차는 이제 더 이상 그런 공식을 적용받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13개월된 도요타 프리우스를 보유했던 오리건주의 스펜서 헌터씨는 "처음에 새차를 샀을 때 보다 조금 높은 가격에 중고차를 팔았다"면서 "1년 동안 차를 공짜로 썼다"고 말했다.

미국 자동차 경매협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도매 시장에서 소형 중고차 가격은 6개월 전에 비해 약 30% 가량 올랐다고 한다.

예를 들어 고속도로에서 갤런당 34마일을 주행하는 혼다 시빅 LX의 경우 케리블루북의 공식 중고차 가격이 1월 보다 2,098달러가 올랐다.

또 시보레의 아베오 LS(고속도로 마일리지 35마일)는 3,448달러가 인상됐다.

1년전 3년된 중고차 가격이 신형차의 3분의 1에 불과했던 포드의 포커스는 정가의 3분의 2로 올라 있다.

1년된 중고 프리우스의 경우 새 차 가격과 비슷하다.

NYT는 "많은 소비자들이 연료 효율성이 높은 중고차를 선호하지만 2008년과 2009년의 경기 침체기에 당시 최신 모델들의 판매가 부진했고, 신용경색으로 리스 조차 쉽지 않아 중고차 시장에 나온 매물이 적다"면서 "낮은 공급과 높은 수요가 중고차 가격을 높이고 있는 주범"이라고 전했다.

케리 블루북의 알렉 구티에레스 중고차 담당 매니저는 "수요 공급 불균형과 지난 3월 일본의 쓰나미 등 너무 많은 요인들이 시장을 한꺼번에 강타하고 있다"며 "1-2년된 중고차들이 신차 가격과 매우 비슷하게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큰 폭의 할인을 실시했던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경우 투자가치가 있을 만큼 높다.

2008년에 제조된 프리우스 중고차 가격은 1년전 케리블루북에서 1만3천600달러였지만, 오늘 시세는 1만8천250달러에 육박한다.

불과 1년만에 48%가 오른 것이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