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사업 본격 진출하는 건설사 잇따라

최근 주택경기 침체로 국내 사업기반이 약화될 위기에 처한 건설사들이 리조트를 인수하는 등 레저사업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GNI)이 2만달러를 넘고, 주5일 근무제에 이어 주5일 수업제까지 도입되면서 레저사업이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건설사는 부동산개발 및 고객관리를 통해 축적한 노하우를 레저사업에 접목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최대의 민간임대주택 사업자인 ㈜부영그룹은 지난 4월 전북 무주리조트를 인수해 '부영덕유산리조트'로 이름을 바꾸면서 레저산업에 첫발을 들였다.

덕유산국립공원 내 위치한 ㈜부영덕유산리조트는 스키장ㆍ골프장 등 스포츠시설과 키드랜드ㆍ워터파크 등 놀이시설, 호텔ㆍ콘도미니엄 등의 숙박시설에 컨벤션센터까지 갖춘 대규모 종합휴양지다.

부영 관계자는 "고객만족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맥락에서 보면 임대주택사업이나 레저사업이나 다를 바가 없다"면서 "지난 30년간 임대주택사업으로 축적한 고객관리 노하우를 리조트 운영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건설사업을 기반으로 하는 태영그룹도 최근 자사의 블루원리조트 내 워터파크를 신설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레저사업부문 통합브랜드인 '블루원'을 론칭한 태영그룹은, 경주 블루원리조트와 경주ㆍ용인ㆍ상주 지역의 3개 골프장을 하나의 브랜드로 묶어 유기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시작으로 레저사업에 본격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태영그룹 관계자는 "집을 안 사는 사람들도 놀러는 꼬박꼬박 다니지 않느냐"면서 "주택의 주 수요층인 가족 고객의 관심사가 여가 쪽으로 움직여 우리도 자연스럽게 레저사업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고 말했다.

태영그룹은 향후 경주 블루원리조트 인근에 수목원과 골프장 등을 추가 조성해 리조트 규모를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GS건설도 국내외 리조트와 호텔, 골프장 등 레저시설을 만들면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레저사업에 뛰어들어 '엘리시안'이라는 리조트 브랜드를 선보인 바 있다.

GS건설은 지난 2002년 강원 춘천시에 골프장과 스키장, 콘도미니엄을 갖춘 엘리시안 강촌을 개장했으며 2005년에는 제주도 북제주군에 골프장, 골프텔, 클럽하우스 등으로 구성된 엘리시안 제주의 문을 열었다.

건설산업연구원 김민형 연구원은 "풍부한 부동산개발경험을 지닌 건설사들은 리조트 개발과 시공에서 강점을 발휘할 수 있지만, 리조트는 주택과 달리 환금성이 적기 때문에 사업 타당성을 신중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유진 기자 eugen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