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건설사 신용위험평가 등급 확정을 앞두고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괴담'이 나돌고 있다. 사업 불발,유동성 부족 등으로 구조조정 대상으로 확실시된다는 루머들이다. 일부에선 그룹계열 건설사들의 재무건전성이 최근 강화된데다 최근 몇 년간 상당수 부실 업체들이 퇴출된 만큼 구조조정 대상이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괴담으로 뒤숭숭한 건설업계

14일 건설업계와 기업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미분양 적체,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연장 불발 등으로 경영난을 겪는 시공능력 평가 100위 이내 일부 건설사들이 구조조정 대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건설사 신용위험평가는 A등급(정상) B등급(일시적 유동성 부족) C등급(워크아웃) D등급(법정관리)으로 나뉘며,C등급 이하는 구조조정 대상으로 분류돼 주채권은행과 협약을 맺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들어가게 된다.

한때 증권가와 건설업계에서 구조조정 대상설이 나돌았던 대기업 계열의 두산건설 STX건설 고려개발 등은 우려감이 잦아들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유상증자 등 자금지원책을 마련,재무 건전성을 강화한 데 따른 것이다.

시공능력 평가 50위권 밖의 L · S · Y · B사 등은 사업 지연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준공 후 미분양 물량 누적 등으로 유동성 문제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L사는 경기도 고양에서 준공한 단지의 일부가 여전히 미분양 상태이고 수도권 일부 사업장에서 PF 연장을 위해 자산 매각에 나선 상황이다.

주택업체인 S · Y사는 수도권과 지방 미분양 물량에 발목을 잡혀 경영난을 겪고 있어 구조조정 대상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제2의 월드건설 나오나

일부 워크아웃 중인 건설사들은 법정관리행을 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올 들어 건설경기 침체 지속과 주택 미분양으로 자금난을 겪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제2의 월드건설'이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중견건설사 재무담당 임원은 "당초 도급순위 10위권 건설사 한두 곳 정도가 본보기로 구조조정 후보라는 소문이 나돌아 분위기가 뒤숭숭했다"며 "최근에는 구조조정 대상 규모가 예상보다 적을 것이라는 전망이 채권은행단 등에서 나오고 있어 한숨을 돌리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부 하위권 건설사가 포함될 가능성은 있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기업 신용정보 제공업체인 중앙인터빌의 백재용 과장은 "현재 워크아웃과 법정관리 중인 건설사가 30여곳으로 솎아낼 건설사들은 이미 구조조정 절차를 밟고 있다"며 "시공능력 50위권 밖의 일부 기업은 버티기가 쉽지 않아 워크아웃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지난해 건설사 구조조정 대상 숫자만 발표해 시장의 혼란을 부추겼다는 지적에 따라 올해는 숫자 자체도 공개하지 않을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