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저축은행 사태와 관련,청와대와 '한번 해보자'며 일전불사 태세다.

저축은행 진상조사위원장을 맡은 박지원 의원은 31일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과 구속된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의 골프 회동 사실을 추가 폭로했다.

민주당은 또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 씨와 김두우 청와대 기획관리실장의 커넥션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박 의원은 "청와대 인사들이 자기들 살려고 이렇게 나오면 나도 계속 (의혹을) 밝혀내겠다. 이대로 넘어갈 순 없다. 정 수석은 똑똑히 듣고 자신이 한 일을 밝히라"며 "우정힐스골프장과 청담동 한정식 집에 가면 (정 수석과) 구속기소된 신 명예회장이 밀접한 관계라는 것을 다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울 대방동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워크숍에 앞서 기자실을 찾아 "청와대에서 박지원 박선숙 이용섭,말조심하라는 경고를 해왔는데 그러기 전에 청와대부터 조심하라"며 공격했다. 박 의원은 이어 "공갈에 넘어갈 박지원이냐.(청와대에) 계속 해보자고 했다"고 했다.

박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과 삼화저축은행 사외이사를 맡았던 정 수석,감사원장 출신인 김황식 국무총리를 저축은행 비리 '의혹 3인방'으로 지목했다. 박 의원은 "지난 30일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전화를 걸어와 구속된 신 명예회장은 정 수석이 아는 수천 명의 지인 중 한 명일 뿐이라고 얘기하더라.그런데 현직 정무수석이 신 명예회장을 알고 지낸 사실이나 삼화저축은행의 사외이사를 지낸 것도 언론이 보도하고서야 인정한 것 아니냐.무슨 역할을 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각을 세웠다.

박 의원이 과거 자신이 목포 보해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조정을 위해 청와대에 민원을 했다는 주장에 대해 "경제수석실에 전화도 한 번 안 했고,토요일에 지역구에 있다가 보해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해 김석동 금융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주말에 이렇게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말했다"고 반박했다.

청와대의 지목을 당한 박선숙 의원도 적극 반박에 나섰다. 박 의원은 "저축은행을 비리 온상으로 만든 것은 부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건드리지 않는다는 시그널을 준 청와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장막 뒤에 숨어 핵심 관계자라고 하면서 야당을 겁주는 청와대는 비겁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