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50 첫 수출 성사..세계 6번째 초음속기 수출국 기록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인 T-50의 인도네시아 수출이 마침내 성사됐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25일 오후 인도네시아 국방부와 T-50 고등훈련기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2일 인도네시아가 T-50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지 불과 40여 일만이다.

이로써 T-50은 지난 2005년 양산 이후 최초로 해외로 수출되는 쾌거를 이뤘으며, 우리나라는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스웨덴에 이어 세계 6번째 초음속 항공기 수출국이 됐다.

전체 수출 대수는 16대, 금액은 4억 달러 규모로, 수리 부속 및 기술교범과 함께 오는 2013년까지 인도네시아 공군에 인도된다.

정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인도네시아 재무부와 한국 수출입은행간 금융 협상이 끝나면 수출 계약이 실질적으로 발효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8월 T-50, 러시아 Yak-130, 체코 L-159B 등 3개 기종을 훈련기 사업 후보로 선정한 데 이어 지난 4월 T-50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최종계약을 위한 협상을 벌여왔다.

앞서 지난 3월 인도네시아 특사단이 방한했을 당시 발생한 숙소 침입사건에 국가정보원 직원이 개입됐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한때 T-50 수출 전망이 어두워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었다.

KAI와 미국 록히드마틴이 13년간 2조 원을 들여 공동 개발한 T-50은 국내 최초의 초음속 비행기로 별칭은 `골든 이글'이다.

성능은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가격 경쟁력에서 러시아 훈련기 등보다 비교 우위를 갖지 못해 아랍에미리트(UAE)와 싱가포르 고등 훈련기 사업 수주전 등에서 실패를 거듭해왔다.

T-50의 인도네시아 수출 성공은 이스라엘과 미국, 폴란드, 인도, UAE 등 현재 T-50 수출을 타진 중인 나라와의 협상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또 러시아 항공무기를 선호해온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수출 계약을 따냈다는 점에서 러시아 방위산업의 영향이 컸던 동유럽 국가에도 T-50을 수출할 가능성이 생겼다고 KAI 측은 설명했다.

인도네시아가 T-50을 수입하기로 한 데는 지난해 12월 이명박 대통령의 인도네시아 방문 당시 양국 정상이 훈련기, 잠수함, 무전기 생산 등의 방위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약속한 것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KAI 관계자는 "이번 계약 성사로 방위산업의 수출산업화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면서 "이를 위해 KAI는 T-50 고등훈련기, KT-1 기본훈련기, 수리온(KUH) 헬기의 수출을 위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 이승우 기자 chu@yna.co.kr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