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심원 평결, 구속력 없으나 재판부에 상당한 영향

삼호주얼리호를 납치했다가 우리 군에 생포된 소말리아 해적들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을 앞두고 검찰과 변호인 측이 배심원들의 마음을 잡으려는 전략을 짜느라 고심하고 있다.

유·무죄와 형량을 제시하는 배심원단의 평결이 법적으로는 권고적 효력만 있을 뿐 구속력은 없지만, 재판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재판부가 국민을 대표하는 배심원단의 평결과 완전히 동떨어지게 판결하는 것은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이라는 게 법조계 안팎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런 이유로 검찰과 변호인 측이 배심원들을 얼마나 설득하느냐가 이번 재판의 관건이 된다.

검찰은 배심원들이 이번 사건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대형 스크린을 통해 다양한 자료를 제시할 계획이다.

파워포인트를 이용한 그래픽은 물론 사진과 영상 등을 최대한 활용하고,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이 총격을 받은 위치 등을 나타내는 마네킹과 삼호주얼리호 모형 등을 내보이며 석 선장에게 총격을 가한 혐의를 받는 마호메드 아라이의 살인미수 혐의를 입증할 예정이다.

또 아라이가 석 선장의 피격장소인 조타실에서 내려오는 계단에서 총을 버리는 장면을 봤다는 해적들을 증인으로 내세워 설득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반면 변호인 측은 아라이가 총을 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증인들의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을 파워포인트로 구체적으로 보여주면서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할 계획이다.

또 우리 군의 1차 진압 때와는 달리 '아덴만 여명작전'에서는 해적들이 선원들을 인간방패로 썼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진 등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는 것 등 허점을 최대한 파고들 방침이다.

변호인 측은 또 재판 첫날인 23일 오전 9시께부터 피고인들을 접견하면서 방어논리를 정밀하게 다듬을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youngk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