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값 치솟는 서울 핵심상권] 명동 4층 상가 보증금 60억에 월세 1억5000만원
명동은 서울지역 핵심 가두상권 가운데 임대료가 가장 비싼 곳이다.

명동 상권에서도 가장 좋은 요지는 명동2가 중앙길이다. 명동 부동산중개업소들에 따르면 화장품 업체인 D사는 이곳에서 대지 92㎡(28평),연면적 396㎡(120평)짜리 4층 상가를 보증금 10억원,월세 6500만원에 세들어 있다. 상가 주인이 받는 연간 임대료는 7억8000만원이다. 보증금을 금융회사에 맡기고 연 5%의 이자수익을 얻는다고 가정하면 상가에서 버는 돈은 연간 8억3000만원이다. 유민준 신한은행 부동산전략사업팀 과장은 "건물이 낡은 탓에 가치를 거의 인정받지 못하는 점을 감안하면 28평 땅에서 해마다 강남아파트 한 채값을 벌어들이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화장품 회사인 A사는 대지면적 264㎡(80평) 규모 1층짜리 상가를 보증금 16억원,월세 1억6000만원에 임차하고 있다. 신발메이커인 A사는 대지면적 165㎡(50평) 연면적 661㎡(200평)짜리 4층 규모 상가를 보증금 60억원,월세 1억5000만원에 빌려 쓰고 있다.

명동 상권 임대료는 화장품 메이커들이 앞다퉈 브랜드점을 개설하면서 치솟았다는 게 이 지역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KS부동산 관계자는 "국산 화장품을 선호하는 일본 중국 동남아 등 외국인 관광객이 명동으로 몰리면서 화장품 메이커들이 임대료에 관계없이 브랜드점을 개설하기 바빴다"며 "여기에 H&M 자라 등 패션브랜드까지 가세하자 명동 상가건물이 건물주들에게는 효자 중의 효자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건물 1~2층을 브랜드점들이 장악하자 식당들은 3~4층으로 밀려 올라갔다"고 전했다.

브랜드점 개설 러시는 강남역이나 신사동 가로수길 등 다른 핵심 가두상권들의 임대료도 밀어 올렸다. 신사동 가로수길은 실평수 23㎡(7평)짜리 상가 임대료가 2008년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180만원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보증금 1억원에 월 400만~500만원으로 뛰었다.

임대료가 비싸 이익을 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지만 대기업 계열사들도 여전히 브랜드점을 개설하기에 바쁘다. 대기업 계열 패션업체 B사 관계자는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다 보니 임대료에도 거품이 많다는 불만들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